FT “가족기업 TMTG 투자 유치
주식·전환사채 발행 계획” 보도
두 아들, 트럼프 밈 코인 판매 이어
중동 전역서 父 내세워 부동산 개발
트럼프는 코인 행사로 수천억 수익
카타르 항공기 선물 등 연일 도마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 가족의 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이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혹은 가족이 대통령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TMTG가 주식과 전환사채를 각각 20억달러, 10억달러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TMTG의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약 60억달러(8조2000억원)다. 현재 시가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추가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TMTG는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자금 조달 목표를 늘렸다고 FT는 보도했다.
이 같은 계획은 이번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한 가상화폐 행사에서 공개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서는 J D 밴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차르(최고책임자) 데이비드 색스가 연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금 조달의 조건, 시기, 규모는 여전히 변동 가능성이 있다. TMTG의 접근은 주식과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인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비슷하다고 FT는 설명했다.
TMTG는 최근에는 금융 서비스로의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TMTG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 정책과 연계된 암호화폐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 개인 투자 상품을 출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미디어그룹이 논평 요청에 대해 로이터와 FT를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칭하는 것으로 응답을 대신했다고 전했다.

TMTG의 이번 자금 조달 계획은 트럼프 일가와 관련해 계속되는 이해 충돌 우려의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을 출범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 코인 등을 판매한 데 이어 올 3월 USD1이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밈 코인 트럼프 코인($TRUMP)을 대거 보유한 이들을 초청해 비공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3억1200만달러(약 426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중동 등 외국 자본의 유입이 확인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진보 성향 탐사전문 매체 마더존스는 최근 에릭이 사우디 왕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사와 계약을 맺고 카타르 도하 북쪽에 트럼프 브랜드 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이 “중동 전역을 누비며 회사는 물론 때로는 트럼프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카타르 왕실로부터 4억달러(약 5600억원)에 달하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개조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 프라임비디오는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4000만달러(581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 중 멜라니아 본인이 70%(407억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 정의와 관련된 비영리기구인 브레넌센터의 에릭 페트리 자문위원은 진보매체 Vox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윤리국이 존재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제도를 압박하거나 노골적으로 무시해왔다”며 “연방 이해충돌 방지법이 대통령과 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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