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천 특감 ‘비리 근절안’ 내놔
朴 이어 MB 예방… 보수결집 행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면 취임 즉시 ‘비상경제 워룸’을 설치하는 한편 30조원 규모 민생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회동하는 등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 행보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대선이 끝나자마자 국정을 정상화하고 국민의 삶을 보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우리 경제가 촌각을 다툴 정도로 어려운 만큼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며 비상경제 워룸 설치를 공약했다. 그는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경제팀을 조속히 가동하고 여기에 기업인과 소상공인도 꼭 참여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어 “취임 당일 오후에 바로 여야 원내대표 연석회의를 열어 30조원 민생 추경 논의에 착수하겠다”며 “급변하는 통상 문제 등 우리 국익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 경제 현안을 여야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 후보는 대통령실 산하에 공약 실행 계획을 세우는 국정 준비단을 설치하는 한편, 국민 내각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즉시 통화하고, 한 달 내 미국 방문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야당 추천 특별감찰관 임명, 영부인 국정 비개입, 대통령 관저 생활비 공개 등 대통령 가족 비리 근절 방안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영부인 하면 떠오르는 말이 국민의 삶을 보듬는 봉사와 희생이었다. 육영수 여사가 그랬다”며 “지금 세간에는 ‘가방이 가니 법카(법인카드)가 온다’는 조롱과 우려와 걱정, 한숨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사법당국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실체적 진실을 신속하게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게 되면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의 비위로 연속된 불행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배우자 육 여사를 언급하며 보수층의 향수를 일으키는 동시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에둘러 언급하며 차별화에 나서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김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 오찬을 가졌다. 24일 대구 달성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담 이틀 만에 또 전직 대통령과 회동한 것이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예방하는 정치인들을 만나왔는데, 이날 대선후보 TV 토론 일정을 고려해 여의도에서 김 후보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신동욱 대변인단장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되고, 김 후보가 당선되면 국가를 경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가) 실제로 노동자와 기업을 잘 알고, 행정 경험도 있는 아주 좋은 후보이기 때문에 국민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며 “끝까지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북 구미 생가, 모친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잇달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부친 생가 방문 뒤 취재진에 “나라 사정이 여러모로 어렵다. 그래서 아버님,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며 “며칠 전 김 후보께서 아버님 생가와 어머님 생가를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우회적인 김 후보 지지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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