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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우리가 진짜 보수”… 중도 보수 끌어안기 박차 [6·3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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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7 18:44:18 수정 : 2025-05-27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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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기·권오을·김용남·허은아…
보수 출신 인사 앞세워 공동선언
“내란세력 퇴장이 역사적 책임”
李 “헌법정신 수호 의지 표현” 화답

국민의힘 ‘내란 프레임’ 가두고
보수 ‘빈집털이’ 확장성 높이기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막바지 ‘중도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우클릭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대선 기간 영입한 보수 인사들과 함께 ‘진짜 보수, 민주 보수’ 공동선언을 하고 중도 보수층에 ‘진짜 보수는 민주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을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규정한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략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파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을 포함한 보수 진영을 극우·내란 프레임에 가두고, 민주당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철학의 핵심 가치인 헌법 정신을 지키고, 민생경제를 회복하며, 내란세력을 민주주의로부터 퇴장시키는 일을 ‘진짜 보수’의 역사적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후보를 통한 정권교체가 그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선언했다.

 

권오을(왼쪽 다섯 번째) 전 의원 등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보수측 인사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짜보수 민주보수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공동선언에는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인기 공동선대위원장, 권오을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등 일찌감치 선대위에 합류한 인사들을 비롯해 김용남·허은아 전 의원 등 최근에 민주당에 입당한 보수정당 출신 정치인, 이명박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전 위원장,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 등 보수 정부 출신 인사와 전직 장성도 참여했다.

 

이들은 공동선언에서 “진보와 보수가 대립이 아닌 상호보완의 두 날개로 기능할 때, 민주주의는 가장 건강하게 비상할 수 있다”며 민주당 내에 보수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고, “12·3 계엄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헌법수호라는 보수의 근본 철학마저 뒤흔든 중대한 반헌정사건”이라며 비상계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제기한 ‘민생실용노선’과 ‘중도 보수 강화론’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과 용기를 안겨주었다”며 “진보와 보수가 적이 아니라, 함께 국가를 설계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발상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라고 이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 후보도 이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박태준 두 분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며 “우리 헌법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이 보수 진영 인사 영입을 이어가고 연일 보수정당임을 강조하는 것은 이른바 ‘빈집털이’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앞서 민주당 이 후보의 중도 우클릭 전략에 대해 “빈집털이하고 남은 안방까지 다 차지하려는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극우화한 보수 진영이 중도 보수층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틈을 민주당과 이 후보가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유세에서 “누가 저보고 빈집털이했다고 하던데 원래 주인 없는 집”이라며 “비어 있길래 들어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 국면이 종반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보수’라는 가치를 겨냥, 상대 진영의 결집을 흩뜨리고 민주당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여전히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층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최근 보수 진영 인사 영입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졌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우클릭을 통한 외연 확장이 주효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대선 캠프로 영입하려 했으나 당내 문제 제기로 철회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제 참모로 알려진 이병태 전 카이스트 명예교수의 합류도 불발된 바 있다. 다만 선대위 내부에서는 내란에 가담하지 않은 합리적인 보수 진영 인사라면 대선 직전까지 영입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동선언에는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선대위 정무1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이 참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2기’ 수석최고위원으로 ‘신명(신이재명)계’ 핵심 인사이고, 김 의원은 ‘7인회’ 출신으로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된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지향하는 중도 보수 강화의 영역에서 국민의힘이나 제3지대보다 의미 있는 영역의 씨앗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보수 진영 인사의 민주당 영입 과정 전반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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