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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에 민간인 국방장관 탄생 여부 촉각 [6·3 대선]

, 2025대선 - 이재명 , 대선

입력 : 2025-05-26 18:56:55 수정 : 2025-05-26 2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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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간인 임명이 바람직” 밝혀
군령 담당은 현역, 군정은 융통성 있게”
尹정부 때 군 정치화·계엄과 관련 분석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60여년 동안 군 출신이 독점해 온 국방부장관에 민간인이 임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에서 대학생 유권자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장관을 군인으로 임명해 오는 것이 관행인데, 국방부장관도 민간인으로 보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차관이나 그 이하는 군령 담당과 군정 담당으로 나눠서 군령 담당은 현역이 맡고, 군정 담당은 적당히 중간쯤 섞어서 융통성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민간인 국방부장관’ 발언은 윤석열정부 집권 기간 문제가 된 군의 정치화와 12·3 비상계엄 사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윤석열정부 시절 국방부와 군은 야당에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는 등 정치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재임 시절인 2023년 8월 군은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로 정치적 이념 논란을 초래했다. 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에게 “군복 입고 할 얘기 못 하면 더 X신”이라고 말해 충돌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이후인 지난 3월 법정에선 “거대 야당의 패악질을 막기 위해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주장했을 정도다. 이날 육사 측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내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존치하기로 결정했으나 정치적 논란에 휘말린 상처까지 아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방 전문가들은 문민정부와 군이 안보 문제를 긴밀히 논의하고 필요하면 군이 이의를 제기하는 기본원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군의 핵심 부대장들이 계엄에 가담한 사례는 적잖은 문제점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군을 탈정치화해 문민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이 후보가 민간인 출신의 국방장관을 언급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국방부장관이 실제로 탄생한다면 1961년 현석호 전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국방부 수장을 민간인이 맡는 셈이다. 이승만정부 시절 3명(이범석, 신성모, 이기붕), 장면정부 시절 2명(권중돈, 현석호)의 민간 출신 장관이 있었지만, 5·16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선 군 출신이 장관을 도맡았다.

 

사회가 민주화하면서 민간인 국방부장관 필요성이 거론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시절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2009년 9월 합동참모의장을 그만둔 지 1시간 만에 국방부장관에 취임하는 사례에서 보듯 문민통제 원칙은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뿐이다. 국방개혁을 추진한 문재인정부에서도 해군 출신의 송영무, 공군 출신의 정경두 전 장관을 임명하는 수준에 그쳤다. 역대 국방부장관을 두고서 ‘양복 입은 군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민주당은 대선 공약으로 국방 문민화를 내세운 상태다. 이 후보가 아예 민간인 국방부장관 필요성을 거론하자 군 안팎에선 문민 국방부장관의 탄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군이 지나치게 정치상황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군령은 합참을 중심으로 행사하면서 장관이 국방부와 군, 방위산업체, 학계 및 연구기관에 걸쳐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 소통하면서 국회를 상대로 입법·예산활동에 나선다면 군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박수찬·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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