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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 터졌다!” 주담대 ‘하루 150건’에 새벽 줄 선 사람들

입력 : 2025-05-27 05:00:00 수정 : 2025-05-27 05: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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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3단계 시행 앞두고 주담대 ‘오픈런’…대출 수요에 긴장 고조
금융권 금리 인하 경쟁, 단기적으로 점유율 확보에 도움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가계대출 증가 초래…금융당국 추가 규제 부를 수도

오는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 150건이라 출근 전 앱부터 켜요”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모바일 앱 ‘스타뱅킹’에서는 오전 9시 이전부터 주담대 신청자가 몰려 “일일 대출 가능 건수가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 문구가 매일 반복되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이는 국민은행이 비대면 주담대 신청 건수를 하루 150건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해당 상품의 금리가 경쟁사 대비 0.2~0.7%포인트 낮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DSR 3단계 시행되면 대출 더 어려워진다니까 이번 기회에 낮은 금리로 주담대 신청했다”며 “요즘 아침마다 앱 열면 ‘오늘 분량 소진’이라 너무 빠듯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도 대출 ‘완판’…연 3%대 주담대에 수요 집중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역시 시중은행 평균보다 낮은 3.84~3.98% 수준의 주담대 금리를 제시하면서, 영업 개시와 동시에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은 주요 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하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2일부터 대면 변동형 주담대 우대금리를 0.45%포인트 확대했으며, 국민은행은 대면 5년 고정형 주담대 가산금리를 0.08%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비대면 주담대 및 전세대출에 대해 0.10%포인트의 신규 우대금리를 도입하는 등 ‘금리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7월부터 DSR 3단계 적용…“지금이 마지막 기회?”

 

금리 인하와 맞물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 규제가 대출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해당 규제는 수도권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 등에 일괄적으로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반영해,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를 한층 까다롭게 만든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는 “이대로면 다음 달부턴 대출 거의 막힐 수도 있다”며 “규제 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은행들 금리 조금씩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급증하는 대출 수요에 은행권은 서둘러 수급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은 일부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폐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사실상 대출금리를 높여 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다.

 

◆전문가 “단기 혜택보다 장기 리스크 따져야”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출 쏠림 현상이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SR 3단계 시행 전 대출 수요가 몰리는 것은 예상된 일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폭증일 뿐 아니라 은행의 수신·여신 균형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과도한 금리 인하 경쟁은 단기적으로 점유율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를 초래해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낮다고 무턱대고 받기보다는 앞으로 상환 계획도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급 조절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 대응 차원의 자구책”이라며 “소비자들도 단기적인 금리 메리트에만 집중하지 말고, 향후 금리 변동과 상환 능력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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