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에 따른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열사병은 현기증, 두통, 경련 등으로 시작해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소방청의 폭염대응 구급활동 분석결과에 따르면, 2020∼2024년 온열질환으로 인한 연평균 구급 출동건수는 1669건, 의료기관 이송 인원은 1475명이었다.
2020년 686건이었던 온열질환 출동은 해마다 늘어 2021년 906건, 2022년 1153건, 2023년 2436건, 작년에는 3164건이었다.
출동이 늘면서 의료기관 이송환자도 증가해 2020년 646명이었던 환자 수는 2024년 2698명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이송 환자 연령대를 보면 전체 절반을 넘는 52.3%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고령층 환자 비율이 높은 지역은 경북(64.6%), 경남(61.3%), 서울(57.0%), 전북(55.7%), 충남(55.2%) 등이었다.
8월에만 1829건의 출동이 집중됐다. 시간대별로는 '12∼15시'(32.6%)와 '15∼18시'(31.0%)에 출동이 잦았다.
높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피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갑자기 나타나는 체온 조절 장애로, 현기증, 두통, 경련 등으로 시작해 갑자기 의식상실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사망률이 매우 높아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는 100% 사망하고, 치료를 하더라도 심부체온이 43℃ 이상인 경우는 약 80%, 43℃ 이하인 경우는 약 40% 정도의 치명률을 보인다. 혼수상태가 지속되면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호흡기질환 등 기저질환자나 고령의 경우엔 더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 환경에서는 교감신경이 활성화하고 심박동수 증가, 좌심실 수축력 증가, 뇌혈류량 감소로 이어져서다.
극한의 기후변화는 가슴통증,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뇌졸중, 심부정맥 등으로 인한 진행을 가속화한다. 뇌졸중은 기온이 올라갈수록 더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노인이나 혼자 지내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소방청은 올여름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모든 119구급차(1660대)에 얼음팩(조끼)과 소금, 물스프레이, 전해질용액 등 폭염대응 구급장비를 비치하고, 폭염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구급차 출동이 어려울 경우 전국에 배치된 1429대의 '펌뷸런스(Pumbulance)'가 출동해 온열질환자가 신속하게 초기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펌뷸런스는 소방펌프차(Pump)와 구급차(Ambulance)의 합성어다. 자동심장충격기(AED) 등 구급 장비를 갖추고, 간호사·응급구조사·구급교육 수료자 등 구급 자격자가 탑승한 소방펌프차를 뜻한다.
유병욱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폭염 피해가 더 이상 특정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장기화하고 있다"며 "햇볕이 강한 낮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폭염 대비 국민 행동 요령을 실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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