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K배터리, 美 보조금 유지에 한숨 돌렸지만…“보릿고개 길어진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5-24 06:52:07 수정 : 2025-05-24 06:52:06

인쇄 메일 url 공유 - +

美 하원서 트럼프 감세 공약 법안 통과
‘폐지’ 전망 나왔던 AMPC, 1년 단축만
中 규제 커져 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

캐즘 장기화에 차입금 늘고 가동률 ‘뚝’
美 막혀 유럽 진출하는 中과 경쟁 격화

미국 하원에서 배터리 생산 보조금을 사실상 유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경쟁국인 중국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보릿고개는 길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세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엔 한국 기업들의 대미 경영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각종 세액공제 축소 및 폐지 조항이 총망라돼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간 한국 배터리 업계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폐지 여부에 주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조금 폐지 기조에 따라 AMPC 조항이 당장 중단되거나 폐지 시점이 2028년으로 대폭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뤄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날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대해 “경영상 큰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안에서 AMPC 종료 시점이 기존 2032년 말에서 2031년 말로 1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유지되면서 AMPC가 사실상 ‘생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한 생산 보조금 액수는 동일하게 유지됐고, 즉시 폐지 예상이 많았던 제3자 판매방식 조건 또한 2년간 유지돼 2027년까지 혜택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법안으로 K배터리 업계는 안도를 넘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대 경쟁자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보조금 수령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되서다. AMPC 부분에 중국 등을 타깃으로 한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이 적용되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 허들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의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웠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공장 가동률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배터리 3사의 차입금 규모는 4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42조5000억원)보다 7조원 이상 늘었다. 캐즘 시기를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아 북미·유럽에 잇따라 해외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늘린 탓이지만, 캐즘이 장기화되면 막대한 차입금은 이자 부담을 늘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 원인이 될 전망이다.

 

공장 가동률 하락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에서 기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가동률은 2023년 69.3%, 지난해 57.8%, 올해 1분기 51.1%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삼성SDI의 소형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58%에서 올해 1분기 32%로 떨어졌다. SK온은 올해 1분기 지난해와 같은 43.6%의 가동률을 유지했느나 생산 실적은 1억2149만셀에서 3181만셀로 대폭 감소했다.

 

미국 진출 장벽에 막힌 중국 업체들이 유럽으로 앞다퉈 진출하는 점도 K배터리의 악재로 꼽힌다. 세계 1위인 CATL은 11조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대형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유럽 현지화 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와 배터리를 함께 만드는 BYD는 올해 말까지 연산 20만대 규모의 헝가리 전기차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헝가리는 유럽 권역의 완성차 업체를 겨냥한 대표적인 생산 기지로 국내 3사 중 삼성SDI와 SK온도 헝가리에 거점을 가동 중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