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의 유학생 등록을 금지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하버드는 더 이상 외국인 학생을 등록할 수 없고, 기존 외국인 학생은 전학을 가야 하거나 법적 지위를 상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이 외국인 학생을 등록하고 더 높은 수업료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늘리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2025∼2026학년도부터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 인증을 종료하도록 부서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버드대가 “폭력,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놈 장관은 하버드대에 “유학생 비자 소지자들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활동’에 대한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하버드대는 이를 거부했다.

대학 통계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2024∼2025학년도에 약 6800명의 유학생을 등록했다. 이는 전체 재학생의 27%에 달한다. 2022년에는 중국 국적자가 1016명으로 가장 많은 유학생 수를 기록했다.
하버드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보복 조치는 대학과 국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으며, 하버드의 학문적, 연구적 사명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제이미 라스킨 하원의원은 “하버드의 독립성과 학문의 자유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유학생 등록 취소가 “트럼프에게 저항한 것에 대한 정부의 보복”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대학가에 있는 반유대주의를 근절하겠다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생 비자와 영주권을 취소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에 하버드대가 반유대주의적 괴롭힘과 인종 차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대학에 대한 6000만달러(약 827억원) 규모의 연방 지원금을 추가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버드는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캠퍼스가 유대인과 이스라엘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환영받는 곳이 되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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