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재명 지지 선언을!” 손학규…몇 초 후 “아하하하하”

손학규,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유세 현장서는 “이재명 지지”
202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경제 대통령 이명박”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2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유세를 하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아, 아하하하하 제가 늙긴 늙은 모양이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2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유세 현장에서 “오늘 아침에 이재명 지지 선언을 했다”고 목청 높여 외쳤다가 자기가 어떤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은 듯 이처럼 반응했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김 후보의 정치 개혁 관련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지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나온 ‘말실수’였다.

앞서 손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세상은 지금 이재명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세론’이 세상을 휩쓸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다만, “그런데 과연 이재명이 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가”라고 그는 반문했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김 후보가 청렴결백하고 확고한 의지도 갖고 있다며, 판교 테크노밸리와 수원 광교 신도시 등 완성으로 김 후보야말로 우리나라의 삶을 바꾸는 ‘미래형 지도자’라고 손 전 대표는 강조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지지했던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겠다”며 “김문수 이전에 한덕수를 지지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단일화 과정에서 김문수가 승리했다. 대단한 사람”이라며 “김문수의 놀라운 집권 의지, 추진력이 있다”고 부각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응원하던 같은 당 송영길 대표 발언도 정치인 말실수 사례 중의 하나로 언급된다.

둔기 피습 후 머리에 붕대를 감고 지원 유세에 나섰던 송 대표는 공식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2022년 3월8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이 후보 지원 유세 마무리 발언 중 “남북군사적 위기를 뚫고 나가는 위기극복의 총사령관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명박’과 함께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자”고 말한 바 있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