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합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23일 나왔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5%, 김 후보 36%, 이준석 후보 10%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주 보다 6%포인트 하락하고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각각 7%포인트, 2%포인트 상승하면서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가운데 보수 후보 단일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텃밭 지지세가 견고하지 않았던 김 후보의 경우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이 상당수 올랐고, 충청권에서도 김 후보(41%)가 이재명 후보(38%)를 앞섰다.
한국갤럽은 “국민의힘은 대선후보 경선 후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으로 분분했으나 지난 주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첫 TV토론회가 분기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TV토론 이후) 호텔 경제론과 커피 원가, 후보 배우자 토론 제안 관련 공방, 지귀연 판사 의혹, 후보 단일화 이슈가 두드러진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60일 이내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여느 때보다 막바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한 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도가 당시 선두였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근접했다가 급락했고,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꾸준히 상승해 최종 득표율상 안철수 후보를 넘어선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화는 없다”고 선언한 이준석 후보는 이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행사가 열린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거부하고 작은 당에서 정치를 선택했을때 그 마음을 저도 비슷한 길을 따라가 보니 너무 잘 알 것 같다”며 “당 합당을 하자는 주변의 이야기가 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이의 있습니다’ 외치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박에 저항하겠단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단일화에 팔을 걷어붙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단일화는 단지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이 아니다. 상해 임시 정부의 정신처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연합정부’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 이후의 공동정부 구상은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이준석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중요 요직을 맡고, 개혁신당의 주요 인사들이 정부의 주요 책임을 함께 맡는 등 실질적인 공동정부의 구성과 개혁의 실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제안의 현실가능성을 이준석 후보가 신뢰할지는 의문이다. 3년 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보상으로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하고 안 의원에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긴 했으나 정권 출범 후 공동정부 구상은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17.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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