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기쁨/ 벨라 매키/ 김고명/ 갤리온/ 1만5000원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달리기를 통해 불안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가디언’과 ‘보그’ 기자로 화려한 언론인 경력을 지녔으나, 어릴 적부터 언제 공황 발작이 나타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불안장애를 안고 살았다. 직장 동료와 결혼을 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1년 만에 파경했고, 이후 악화한 불안장애가 삶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그런 그가 태어나 단 한 번도 제대로 뛰어본 적 없었던 달리기를 시작했다. 당연히 첫 달리기의 기억은 최악이었다. 종아리는 불에 덴 것만 같았고 심장이 너무 뛰는 바람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고강도 운동 끝에 찾아온다는 황홀경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깨달았다. 매일같이 무력하게 울기만 하던 자신이 달리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는 것.

그는 그렇게 다음 날도 달렸고, 두 발이 땅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점차 삶의 리듬을 되찾아간다. 어둡고 고요한 집안에 갇혀 있던 삶은 개점 준비를 하는 마트와 동네 카페에 모인 엄마들, 술을 마시는 행인 등 세상 구석구석의 풍경들로 채워진다. 여느 때처럼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 도심을 달리던 어느 날, 그녀는 마침내 조용한 해방감을 만끽한다. ‘눈물 대신 땀을 흘리기 시작한 러너의 해방기록’으로 불리며 영국에 ‘러닝 열풍’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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