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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라감사 일지 ‘호남일기’ 국역 출간

입력 : 2025-05-22 14:44:08 수정 : 2025-05-22 14: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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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라감사 이상황(1763~1841)이 재임 당시 업무를 기록한 ‘호남일기(日記)’가 국역으로 출간됐다.

 

전북 전주시는 이상황의 업무 일지인 ‘호남일기’를 국역으로 출간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국역은 이동희 전주문화연구회 회장(전 전주역사박물관장)이 맡았다.

 

조선시대 재상 이상황(1763~1841)이 전라감사 재임 당시 업무를 기록한 ‘호남일기(日記)’ 국역본. 전주시 제공

이상황은 효령대군의 후손으로, 문과에 급제해 벼슬길에 올랐다. 국왕의 비서 기구인 승정원 승지를 지냈고, 전라감사에도 임용됐다. 이후 대사헌과 이조판서를 거쳐 영의정까지 오른 조선 후기 대표적 관료다. ‘호남일기’는 그가 1810년(순조 10년) 7월부터 1812년 3월까지 1년8개월여 동안 전라감사로 재임하면서 수행한 행정 기록이다.

 

이번에 번역·출간된 일지는 기존의 다른 감사일지와 달리 매일 처리한 공사(公事)의 건수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루 평균 공사 건수는 110여 건이다. 설과 추석 명절에도 군현에서 올라온 소장을 처결하고, 병이 날 때를 제외하곤 업무를 쉰 날이 없을 정도였다.

 

‘호남일기’에는 전주한옥마을과 관련된 문화사적 기록도 담겨 있다. 특히 1811년 4월 8일 자에는 전라감사 이상황이 부처님 오신 날 저녁 오목대에서 열린 관등놀이에 참여해 수령들과 함께 풍악을 울리고 노닐다가 늦게 감영으로 돌아온 사실이 기록돼 있어 눈길을 끈다.

 

전북 전주에 복원된 전라감영

또한 잘못을 저지른 수령을 잡아다가 곤장을 친 일을 비롯해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각 지방의 관원이 궐패(闕牌)에 절하던 의식인 망궐례(望闕禮) 등 제례 의식 시간·방식, 진상품 품목과 전달 절차, 지방관들의 감사 알현 의식, 감사 행차 구성 등 조선 후기 지방행정의 실제 운영 모습이 간결하면서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전주시는 전라감영 활성화를 위한 행사 진행 시 이번에 발간된 ‘호남일기’를 활용해 고증의 완성도를 높이고, 책 속 내용을 바탕으로 풍성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국역은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한 문화 사업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며 “풍부한 콘텐츠로 전주시의 문화 융성을 이끄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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