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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만 남고 문 닫았습니다”…1분기 자영업 폐업 50만곳

입력 : 2025-05-22 09:33:11 수정 : 2025-05-22 09: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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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숙박업 매출 최대 11% 급감…버티다 폐업한 사업장 평균 대출 6000만원
서울 시내 한 골목 상권의 낮 시간대 모습. 외식·숙박업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일부 점포들은 손님 없는 적막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작년에는 그래도 연말 특수라도 있었는데, 올해는 진짜 매출이 뚝 끊겼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이모(41)씨는 1분기 매출을 확인하고는 한숨부터 나왔다. 하루에 한 팀이라도 받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근하는 날도 적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국내 경기 위축과 고금리 여파로 외식업과 숙박업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 매출이 1년 새 두 자릿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폐업한 개인사업자만 약 50만 곳에 이른다.

 

22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소상공인 1곳당 평균 매출은 약 417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2%, 직전 분기 대비 12.89% 감소했다. 경기 부진에 연말 특수가 사라진 계절 요인이 겹친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 기간 외식업 전반의 매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술집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분식(-7.7%), 제과점·디저트(-4.9%), 패스트푸드(-4.7%), 카페(-3.2%) 등도 모두 하락했다. 숙박·여행서비스업도 11.8% 급감하며, 서비스업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KCD 관계자는 “외식업과 숙박업은 소비자의 선택적 지출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익 감소는 매출 부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소상공인 1곳당 지출은 3153만원, 매출에서 지출을 뺀 평균 이익은 1026만원에 그쳤다.

 

서울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올해 1분기 폐업한 자영업자 중 약 50만 곳은 대출을 안은 채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출 부담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KCD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사업장은 361만9000곳이며, 이 중 13.8%인 약 49만9000곳은 폐업한 상태였다. 폐업한 사업장의 평균 대출 잔액은 6243만원, 연체액은 640만원이었다.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719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5조원 늘었다. 연체 규모도 커졌다. 올 1분기 연체된 원리금은 13조2000억원, 1년 전보다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비은행권 연체액은 10조5000억원에 달해 특히 저축은행(5.6%), 상호금융(3.2%) 업권에서 대출 부실 리스크가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 위축과 금융 부담이 맞물리며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앞다퉈 소상공인 지원을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채무조정 및 탕감 방안,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 폐업지원금 현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 설치, 응급지원 3대 패키지(특별융자, 경영안정자금,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 확대), 온누리상품권 증액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호성 정책보다 실질적인 금융 부실 예방과 소비 촉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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