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정치개입 연상” 꼬집어
李도 “배우자 선거냐… 기 막혀”
윤석열 부부와 국민의힘 연계
‘내란 프레임’ 가두기 전략 관측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6·3 대선 사전투표 이전 후보 배우자 간 토론회를 제안하자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역공에 나섰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부정적 여론을 환기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동일 선상에 놓고 ‘내란 프레임’에 가두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배우자토론회 제안과 관련해 “그 얘기가 나올 때 김건희 여사가 나오나(생각했다). 그러니까 김 여사의 정치개입 논란이 바로 연상됐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김 여사가 지난 대선 당시 학력위조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직접 사과 기자회견을 한 것을 언급하며 “영부인 문제를 (국민의힘이) 거론하는 것 자체가 연상이 좀 안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공직선거법상 토론회는 ‘후보와 정당의 정강·정책·정견에 관한 토론’을 하게 돼 있다며 “만약 배우자들이 나와서 정책이나 정견 얘기를 하게 되면 국민들이 정치개입을 연상하게 돼 안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론회가 아니라도 공직선거법상 여러 규정에 의해 후보 배우자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선후보도 직접적으로 김 여사를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 계양에서 진행한 현장유세에서 “배우자 토론이 뭔가, 그게.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왜 말하지 못하나”라면서 “배우자가 정치하나, 우리가 대통령 배우자 선거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어 “발상이 기가 막힌다”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너무 떨어뜨리고 우리를 수치스럽게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재차 상기시키며 특검 필요성을 부각했다.
민주당 선대위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명품가방’의 진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니 면죄부 처분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생각에 두려운 건가”라며 “김건희·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와 주가조작 재수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두 검사의 사직으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여사에 얽힌 의혹을 반드시 특검으로 재수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더 이상 특검 열차의 발차를 가로막지 말라”고 촉구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