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십억弗 재고 손실
2026년 中 AI시장 500억弗 규모
美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 낳아”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고 평했다. 황 CEO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2025 컴퓨택스’ 방문을 위해 대만에 있다.
황 CEO는 미국 수출 규제에 따른 엔비디아 영향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달러 규모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고 말했다. 황 CEO는 “4년 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50%로 줄었다”며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어서 평균 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 수준인 약 170억달러를 팔았다. 엔비디아는 중국에 유일하게 H20만 합법적으로 팔 수 있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마저 제한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H20보다 낮은 버전의 칩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날 황 CEO는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가 없어진다”며 일축했다. 그는 중국 시장 규모와 기술 발전 속도를 언급하며 미국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제 예상으로는 내년 중국 AI 시장이 약 500억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세수를 늘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산업도 유지할 수 있다”며 “미국이 AI 확산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미국 정부를 향해 “현재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정부가 이 금지(수출 제한)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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