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해상풍력 1단지’ 발전 시작
96㎿규모… 9만 가구 1년 치 전력
2031년까지 발전량 900㎿로 확대
대형 원전 1기 설비용량 맞먹어
발전수익 일부 지역주민과 공유
어스온, 베트남서 잇단 원유 발견
SK이노베이션 E&S(SKI E&S)가 민간으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96㎿ 해상풍력단지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SKI E&S가 ‘종합 에너지 개발·발전 회사’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SKI E&S는 2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북서쪽 공유수면에 위치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 상업운전을 지난 16일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신안군 연안에서 약 9㎞ 떨어진 10∼20m 수심 해역에 설치된 고정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다. 송전망 연결까지 모두 끝난 상태로 생산된 전력은 모두 한국전력에 판매된다.

이번 단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총 10기로 설비 용량은 96㎿ 규모다. 민간 주도 해상풍력단지로는 최대 수준이다. 1년 발전량을 추산하면 약 3억107만㎾h로, 4인 가구(월평균 전력 소비량을 약 283㎾h로 가정) 약 9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SKI E&S에 따르면 상업운전 개시 후 일평균 발전량은 91만3000㎾h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해상풍력 설비이용률을 감안했을 때 약 40%의 설비이용률이면 발전 목표량을 안정적으로 달성한 편이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위치한 신안군 자은도는 연평균 초속 7~8m의 바람이 안정적으로 불고, 수심이 얕아 고정식 해상풍력 설치에 적합한 입지로 평가됐다. 또 동일한 전력량을 생산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하면 연간 약 24만t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I E&S는 전남해상풍력 1단지 건설을 위해 덴마크 에너지 투자회사 CIP와 전남해상풍력㈜을 세우고 2023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전남해상풍력㈜에 SKI E&S와 CIP는 각각 51%, 49%의 지분을 출자했다. 별도의 보증 없이 기업 신용을 토대로 사업계획과 미래 현금흐름 등을 평가받아 진행한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발전소 수익 일부는 신안군 주민에게 공유된다. SKI E&S는 “전남해상풍력 단지 건설 과정에서 지역과 상생을 위해 수익 일부는 주민참여제도로 공유하기로 했다”며 “발전소 수익이 지역주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풍력발전기 타워, 하부 구조물, 송전 케이블 등 단지 건설에 들어간 주요 기자재 및 장비는 75%가량을 국내에서 조달했다. 특히 국내 해상풍력발전 최초로 풍력발전 터빈을 해저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원기둥 구조물인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적용했는데, 이 또한 국내 업체가 제작했다.
SKI E&S가 추진하는 해상풍력발전 확대 구상은 이제 시작이다. 2027년 말부터 전남해상풍력 2·3단지를 추가로 건설해 2031년까지 약 900㎿급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통상 대형원전 1기 설비용량을 1GW로 계산하는 점에 미뤄 2·3단지는 이에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2035년까지 세계 최대인 8.2GW 규모의 전남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목표를 세웠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이 프로젝트 중 첫 완공 사례다. 추형욱 SKI E&S 사장은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본격적인 도약을 알리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수준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SKI E&S는 국내에 앞서 베트남에서 탄푸동(TPD) 해상풍력 단지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여기에다 SK에너지 자원개발회사 SK어스온은 올해 들어 베트남 15-2/17광구와 15-1/05 광구 인근에서 잇달아 원유를 발견했다.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에서 나아가 자원개발로도 회사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