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 의미 퇴색” 지적
김 후보 측 “이해 안 돼”
국민의힘 입당을 신청한 김계리 변호사가 당원 자격심사를 받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 ‘거리두기’를 고심하는 당이 김 변호사의 입당을 망설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당은 김 변호사의 입당 신청에 대해 당원자격심사위를 열기로 정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서울시당에 당원자격심사위를 지시했고 아마 조만간 입장이 결정돼서 나올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라면 입당 대기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입당 신청자의 당원 자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당원자격심사위를 중앙당 및 시·도당에 두도록 규정한다.
앞서 김 변호사는 17일 국민의힘 입당 신청을 했다.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입당 신청 사실을 전하며 “탄핵 반대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50프로가 넘었었다. 더 폭발적인 기세가 돼가자 여론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 정도면 이재명을 이기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중 한 명이었던 김 변호사는 2월 최종변론에서 “나는 계몽됐다”고 말해 논란을 샀던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는 취지로 한 말인데 ‘신앙 간증’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을 ‘윤버지’(윤석열+아버지)라 칭하며 ‘윤 어게인 신당’을 예고했다 번복하기도 했다. 현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김 변호사의 입당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재옥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대통령 탈당과 김 변호사 입당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의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이 김 변호사에 대해 자격심사를 여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 김재원 전 의원은 “김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었다고 해서 그것이 큰 오점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김문수 대선후보 비서실장인 김 전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어쨌든 대선 국면이다 보니 입당에 대해 약간의 심사를 거치겠다는 게 당 지도부의 생각 같다”며 “저는 그 정도를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보다 훨씬 더 강한 의지를 가진 분들도 당원으로 엄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당에 참여하고 있다”며 “생각과 상상의 다양성이 우리 당을 건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7일) 입당 신청 하고 입당 승인 여부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알려준다 했고 당일 두어 시간 뒤 ‘김계리 당원님, 국민의힘 새가족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휴대전화 메세지를 이미 받았다”며 “당원이라고 환영한다고 이미 통보해놓고 자격심사를 다시 하는 절차가 또 있는지 당원이 처음이라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어 “제 입당이 뭐라고 이런 잡음인 것인지. 누구 생각인지 보이고, 들리는데 제발 선거 이길 생각이나 합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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