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때 갈등 겪던 트럼프 “더러운 경찰”
‘86 47’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숫자 조합이다. 논란의 당사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코미 전 국장이 이 숫자가 들어간 사진을 올린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더러운 경찰”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86 47’에 트럼프 대통령 암살 선동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발단은 코미 전 국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었다. 해변 모래를 배경으로 조개껍데기를 엎어 ‘86 47’ 모양으로 놓은 사진과 함께 “해변 산책로에서 본 멋진 조개 배치”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에서 숫자 ‘86’은 속어로 쓰일 때 ‘내쫓다’, ‘제거하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죽이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47은 트럼프 대통령이 47번째 미국 대통령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합치면 ‘4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죽이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언을 쏟아낸 건 코미 전 국장이 자신의 암살을 선동하는 것으로 본 때문이다.
코미 전 국장은 게시물이 논란을 일으키자 삭제한 후 “어떤 사람들이 이 숫자들을 폭력과 연관시킨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지만 일체의 폭력에 반대하기 때문에 게시물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첫 집권 당시 FBI 국장으로 있으면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수사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고, 2017년 법정 임기를 남긴 상황에서 해임됐다. 이후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겪은 일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공적’으로 통한다.
코미 전 국장은 비밀경호국(SS)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싶지 않다”며 “그것은 팸(팸 본디 법무장관)과 모든 훌륭한 사람들에게 달린 일이기 때문”이라며 사법 당국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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