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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고속道 특혜’ 씁쓸한 뒷북 수사, 의혹 낱낱이 밝혀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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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6 19:00:00 수정 : 2025-05-16 16: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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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청 압수수색 마친 경찰 (양평=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경기도 양평군청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이 사건 수사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양평군청, 용역업체인 경동엔지니어링 등을 압수수색 했다. 2025.5.16 xanadu@yna.co.kr/2025-05-16 13:57:03/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기남부경찰청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16일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더불어 경기 양평군청, 용역업체인 경동엔지니어링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배당받은 뒤 고발인·참고인 조사와 고속도로 공사 전반에 대한 자료 분석을 진행한 뒤 전날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로 전환했다고 한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이 고속도로의 양평군 양서면 종점을 윤석열 전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김건희씨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느냐 여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이다. 강제수사에 앞선 기초적인 수사에 10개월이나 소요할 정도로 복잡한 사안으로 보긴 힘들다. 전 정부 눈치를 살피다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계기로 부랴부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앞서 2023년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접수된 고발장이 검찰을 거쳐 경기남부청에 배당되기까지 2년 가까이 걸린 점도 ‘뒷북 수사’ 의혹을 짙게 한다.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앞으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2021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 때까지 유지됐던 양서면 종점이 갑작스레 강상면으로 바뀌기까지 의사결정 과정 규명이 핵심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공교롭게도 윤 전 대통령 취임 두달 후인 2022년 7월 국토부가 양평군에 공문을 보내 노선 변경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예타까지 통과한 사업 노선이 뒤늦게 바뀌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2022년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경동엔지니어링의 수주 규모가 이 용역 수행 후 대폭 늘어난 점도 규명 대상이다. 당시 경동엔지니어링은 동해종합기술공사와 함께 2022년 3월29일 조사를 시작해 두달 후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을 제시했었다. 국토부는 지난 3월11일 타당성 조사와 관련한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리를 부실하게 한 실무급 공무원 7명에 대한 징계(5명)·주의(1명)·경고(1명) 처분을 권고하는 데 그쳤었다. 이번에는 수사기관이 나선 만큼 시비가 분명히 가려지길 고대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양평군과 수도권 동남부 주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신속한 수사도 요구된다. 주말이면 두물머리를 찾는 행락 차량에 국도 6호선이 혼잡을 빚는데 이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국토부는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특혜 논란에 따른 정쟁화를 이유로 2023년 7월 돌연 중단을 선언했었다. 당시 국토부의 성급한 결정으로 지역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 컸다. 앞으로 어느 노선이 타당성이 있는지 주민공청회를 통해 결정하고 한시라도 빨리 재추진되려면 그에 앞서 수사기관이 의혹부터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은 최근 김씨를 상대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얽힌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하는 한편 자택 압수수색도 했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선 한없이 작아졌다가도 권력에 힘이 빠졌다 싶으면 사정없이 달려드는 고질을 여전히 바로잡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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