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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년 만에 兆단위 빅딜… 이재용 ‘승부사 본능’ 깨어났다

입력 : 2025-05-15 06:00:00 수정 : 2025-05-15 09: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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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성장 동력 확보 박차

獨 공조기업 2.4조원 들여 인수
데이터센터 등 냉각 솔루션 전문
AI시대 맞아 시장 급성장 전망

지난주 美 오디오 회사도 사들여
대형 M&A 가속도 ‘신호탄’ 의미
업계 “로봇 등 새 빅딜 대상 될 듯”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조(兆)단위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당부한 지 두 달 만에 성사된 ‘빅딜’이다. 업계에선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삼성전자의 ‘승부사 본능’이 깨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고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918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플랙트그룹은 매년 7억유로(약 1조1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공조기기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에 대해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해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M&A에는 공조사업을 미래 먹거리의 핵심축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 삼성전자의 기존 공조사업은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등 개별공조(덕트리스) 제품 중심으로 진행됐고, 데이터센터나 공항, 병원 등 대규모 시설에 들어가는 중앙공조 라인업이 빠져 있었다. 중앙공조 전문업체인 플랙트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 읽힌다.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급성장 중인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중앙공조 시장 규모가 지난해 610억달러에서 연평균 8%씩 성장해 2030년 99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공조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랜 기간 공들여왔다. 2014년 미국 시스템에어컨 유통전문회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미국 냉난방공조(HVAC) 기업 레녹스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생활가전(DA)사업부는 전략마케팅팀 소속이었던 에어솔루션 사업 담당 부서를 지난해 7월 ‘에어솔루션비즈니스 팀’으로 승격시켜 운영 중이다.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M&A가 공조사업 강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지지부진했던 대형 M&A에 가속도가 붙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2016년 당시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3400억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성사시킨 뒤 8년간 빅딜이 없었다. 그동안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프랑스 AI 스타트업 소니오 △‘지식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을 인수했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지난 7일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사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했고, 일주일 만에 다시 조단위 빅딜에 나서면서 이 회장의 새 성장 동력 확보 전략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M&A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중요한 전략임을 언급하며 “올해 유의미한 성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선 로봇 등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빅딜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선 주총에서 올해 사업전략을 발표하며 “로봇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하고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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