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어린이 행복도’ 분석·조사 보고서에서 한국 어린이의 정신적·신체적 건강도가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선진·신흥국 4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분석에서 한국 어린이의 ‘정신적 건강도’는 34위에 그쳤다. 높은 청소년 자살률이 주요 원인이 됐다. 유니세프는 “자살은 15∼19세 집단에서 네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이라며 “2018년에 비해 일본과 한국, 튀르키예에서 2022년 청소년 자살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정신적 건강도에서 일본은 32위, 튀르키예는 35위를 차지해 한국과 비슷한 위치에 놓였다. 이 분야 최하위는 뉴질랜드(36위)였고, 1위는 네덜란드였다.
한국은 ‘신체적 건강도’에서도 28위에 머물렀다. 유니세프는 아동 사망률, 과체중 발생률, 대기오염 등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적 요인 등을 토대로 순위를 산출했는데, 한국 어린이의 과체중 비율이 2018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건강도 1위는 일본이었고, 프랑스(2위), 덴마크(3위), 네덜란드(4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과체중 어린이 비율이 세계 평균인 20%보다 낮은 나라는 체코, 덴마크,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5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어린이들은 ‘학력·사회적 스킬’에서 4위에 올랐다. 특히 읽기·수학에서 기본 숙련도에 도달한 비율이 한국은 79%로 전체 1등이었다.
학력·사회적 스킬 분야 1위는 아일랜드, 2위는 슬로베니아였고, 일본은 12위, 미국은 29위였다.
종합 순위에서 한국은 27위를 차지했다. 선두는 네덜란드, 2위 덴마크, 3위 프랑스였고, 일본은 14위였다.
일본의 순위와 관련해 아베 아야 도쿄도립대 교수는 교도통신에 “일본에서는 어린이가 정신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고 정부 대책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며 “(신체적으로는) 비만 인구가 적지만 너무 말랐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벨기에, 노르웨이 등은 정신적 건강도 등 자료가 충분히 모이지 않아 종합 순위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