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건너뛰어 2032년엔 대권 도전 가능
올랑드, 대통령 마친 뒤 하원의원 당선
임기 만료를 2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의 3연임은 금지돼 이미 한 차례 연임한 마크롱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으나, 2032년에는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 1977년 12월 태어난 마크롱은 현재 47세에 불과하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남은 2년 임기 동안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상을 밝혔다. 2017년 5월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2022년과 2024년 실시된 하원의원 총선거에서 그가 이끄는 중도 성향 여당이 연거푸 원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레임덕’(lame duck: 임기 말 권력 누수)에 직면한 상태다.
대통령의 연임을 1차례로 한정한 프랑스 헌법에 따라 마크롱은 오는 2027년 대선에는 출마가 불가능하다. 다만 5년을 건너뛴 다음 2032년 대선에 도전하는 것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 물론 1959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래 대통령직을 3차례 이상 수행한 인물은 없다. 대통령 임기가 7년이던 시절 1981년부터 1995년까지 2차례에 걸쳐 14년 집권한 프랑수아 미테랑(사회당)이 역대 최장수 대통령에 해당한다. 대통령 재임 도중 임기가 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며 1995년부터 2007년까지 2차례에 걸쳐 12년간 엘리제궁을 지킨 자크 시라크(공화당)가 뒤를 잇는다.
이날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2027년 대통령 퇴임 이후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며 “임기가 끝나면 그때 다음 단계에 관해 생각해보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로서는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임기 만료 후 다시 대통령에 도전한 경우는 없으나 국회의원으로 남아 정치 활동을 계속하는 사례는 있다. 당장 마크롱의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2012∼2017년 재임)이 그렇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올랑드가 이끄는 여당 사회당의 인기가 뚝 떨어지자 그는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대통령 퇴임 후 한동안 조용히 지냈던 올랑드는 2024년 총선에 사회당 후보로 출마했다. 옛 지역구인 프랑스 중남부 코레즈주(州)에서 당선된 그는 현재 사회당 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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