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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李 테러 ‘스탠딩 오더’ 제보”… 대중 유세 축소까지 검토 [6·3 대선]

, 2025대선 - 이재명 , 대선

입력 : 2025-05-13 18:15:07 수정 : 2025-05-13 23: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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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신변위협 우려 대책 고심

“계엄 당시 명령 여전히 유효해”
저격용 소총 반입 의혹 연일 제기

동성로선 ‘인간 벽’ 만들어 李 엄호
울산선 폭발물 탐지기 동원 점검

선대위, 시민 포옹·악수 자제 검토
온라인 하이브리드 유세 가능성도
대통령경호처 “후보 요청시 경호”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3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 현장 유세의 안전관리에 촉각을 기울였다. 테러 관련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당시 동원됐던 병력 중 일부가 ‘스탠딩 오더(명령권자의 취소가 없는 한 끝까지 수행해야 할 명령)’로 인해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되자 민주당은 유세 방식의 변화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이 후보 유세가 열린 대구 동성로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유세 무대 앞으로 인파가 모여들자 당 관계자들과 경호인력은 한껏 경계 태세를 갖춘 모습이었다. 무대 앞에는 이중 질서유지선이 설치돼 관계자 외 인물의 출입을 막았고, 경호인력은 취재진의 신원도 수시로 확인했다. 이 후보 도착이 임박하자 경호인력과 당 관계자들은 무대까지 이어지는 ‘인간 벽’을 만들어 시민들이 이 후보 가까이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울산 유세에선 폭발물 탐지기와 탐지견을 동반한 경찰특공대원들이 행사 전 무대를 점검했다. 이 후보가 지난 3일 이후 처음으로 지지자들과 직접 악수하고 사진을 찍자 방검판을 든 경호요원들이 바짝 따라붙었다. 이날 이 후보가 지지자들과 직접 접촉한 것은 후보 본인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중과 안전 거리를 둔다는 방침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근 이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굉장히 다양한, 때로는 굉장히 구체성을 가지고 있는 (테러)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고, 그런 우려에 대해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는 차원에서 현재 경호에 협조하고 있는 경찰 당국도 필요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발물 탐지견 등장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집중 유세를 앞두고,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이 연단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대구=허정호 선임기자

진성준 정책본부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경찰이 수사하는 게 7건이고 (암살 테러) 제보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밝혔다. 진 본부장은 “사거리가 2㎞ 달하는 ‘저격용 괴물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제보까지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당시 내려진 이른바 스탠딩 오더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진 본부장은 “스탠딩 오더를 받은 특수부대 요원들이 있다. 주로 군에서는 제대했지만 군과 관계를 갖고 활동하고 있는 OB 요원들이 스탠딩 오더를 받고 있는 상태라는 제보가 진즉부터 접수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군 출신인 김병주 최고위원이 비상계엄 당시 특정 정치인 암살에 대한 스탠딩 오더가 내려졌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선대위는 안전 확보를 위해 이 후보의 대중 접촉을 줄이는 등 유세 방식 변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오프라인 접촉을 줄이고 온라인 전환을 복합하는 ‘하이브리드’ 유세 방식과 포옹·악수 등 직접 접촉 지양, 단상 배치 변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정치인을 향한 테러는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 차례 발생해 왔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에서는 진영과 계파를 막론하고 규탄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며 정치 테러 발생 주기는 오히려 짧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월2일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후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부근에서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를 둘러본 뒤 이동하던 중 60대 남성에게 피습당했다. 목 부위를 찔린 이 후보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약 2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같은 달 25일에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10대 중학생에게 돌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당했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지원 유세를 하던 도중 70대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했다.

 

2006년 5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후보와 유사한 테러를 당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에서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칼에 11cm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었다.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통령경호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나 국회의 공식 요청 시 대통령경호법에 의거, 후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국가 요인으로서 경호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각종 테러 위협으로부터 후보자의 절대 안전 확보를 위해 항시 긴급대응할 수 있는 경호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변세현·조병욱 기자, 대구=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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