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협의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가 깜짝 급등하면서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대) 탈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와 인공지능(AI) 수혜 전망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22% 내린 5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5만8200원을 넘어섰지만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5.11% 오른 5만7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한 달 만에 5만7000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27일 6만2000원을 기록한 뒤 4월부터 줄곧 5만원대를 전전해왔는데, 올해 세 번째로 큰 상승 폭을 기록하며 뛰어올랐다.
삼성전자의 깜짝 급등은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일과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간 관세 협상을 진행해 90일간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15%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칩을 출시한 점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수출용 칩의 사양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구형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형 HBM3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합의로 인해 정책 리스크 완화와 AI 수요 재가속,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이 동시에 겹치는 구간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90일 후에 재협상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동향을 계속 살필 필요는 있으나 중단기로 소외됐던 반도체 업종이 반등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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