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AI 등 신산업·경제성장 부각
김문수, 규제 완화·기업친화 내세워
이준석, 부처축소 정부조직 개편 제시
19·20대 대선선 ‘삶의 질’ 중심 과제
21대는 ‘산업·기술’·‘행정효율화’ 부상

제21대 대선에 출사표를 낸 주요 정당 후보자들의 1호 공약은 ‘경제·산업’ 분야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18대 대선 이후 13년 만으로, 미국발 통상위기 등 악화된 경제 여건 등에 따라 대선의 시대정신이 대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세계일보가 한국정당학회와 함께 13∼20대 대선에서 15% 이상 득표한 후보 21명의 10대 공약과 6·3 대선 여론조사 상위 후보 3명의 10대 공약 등 총 217개(일부 미제출 포함) 공약 중 1호 공약 24개를 텍스트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매니페스토 분석 모델인 ‘매니페스토버타’를 활용해 주요 후보들의 1호 공약을 7개 주제영역과 56개 세부 카테고리로 분류한 결과, 이번 대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1호 공약의 정책분야는 ‘기업 지원·규제 완화(57%)’가 가장 높았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1호 공약도 ‘기업 지원·규제 완화(91%)’로 집중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정치·행정 분야를 앞세워 ‘정부 혁신·효율증대(98%)’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두드러진 ‘복지 확대’ 기조가 확연히 줄어들고 경제·산업 분야로 3년 만에 정책이 변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이 후보는 이날 “인공지능 등 신산업 집중육성을 통해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1호 공약을 포함한 10대 공약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 후보는 ‘자유주도 성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모토로 기업 친화 정책을 내세웠다. 개혁신당 이 후보는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19개 정부 부처를 13개로 통폐합하는 효율적인 정부를 강조했다.
13대 대선 이후 주요 후보들의 1호 공약을 분석한 결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14대 대선 당시에는 ‘정치·행정’이 시대정신으로 부상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15대 대선에서는 ‘민주·인권’, ‘경제·산업’과 함께 ‘복지·삶의 질’이 처음으로 주요 비중으로 제시됐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에서는 지방분권과 정부 역할론이 강조되면서 ‘정치·행정’이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첫 경제인 출신 대통령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에선 ‘경제·산업’이 시대정신 공약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에서는 당시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마찰로 인해 1호 공약의 주제영역은 ‘외교·안보’가 두드러졌다.
김은경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후보들의 공약은 국민의 정책적 요구에 정치권이 반응한 결과”라며 “1호 공약은 당시의 시대정신이 반영돼 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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