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 73-48… 정규 1위 명예회복
3점슛 터지며 초반부터 격차 벌려
안영준·김선형 야투율 반등 빛나
LG, 역대 챔프전 최소 득점 굴욕
13일 잠실서 ‘5차전 피날레’ 별러
“오늘이 역사를 다시 쓰는 날이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 11일 창원 LG와 2024~20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전 4승제) 4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내리 3연패를 당한 SK는 우승을 내줄 위기에 몰린 상태였지만 전 감독은 의지가 충만했다.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1~3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례는 1997년 출범한 한국 프로농구에서는커녕 75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전 감독은 “올 시즌 SK는 역대 최소인 46경기만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팀”이라며 대반격을 예고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작아졌던 SK가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위용을 되찾았다. SK가 마침내 챔피언결정전 첫 승을 거두며 새 역사의 서막을 올렸다.

SK가 이날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LG를 상대로 73–48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 전까지 1~3차전을 모두 내준 SK는 기다렸던 승리를 따내며 1승3패로 LG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경기 전까지 LG가 4연승으로 우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SK가 챔프전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여줘서다. 1~3차전에서 SK 평균득점은 66.7점에 불과했다. 가장 강력했던 무기인 팀 속공은 4.3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스틸이 5.3개로 LG(4.0개)에 앞섰지만 상대의 발 빠른 수비전환에 제대로 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투율도 문제였다. 챔프전 야투율은 39.0%에 불과했다. 3점슛은 평균 31개를 던져 7.3개(23.7%) 밖에 넣지 못했다. 골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리바운드도 따라주지 않았다. SK는 35.7개 리바운드를 잡으면서 LG에게 42.3개를 내줬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달랐다. 들어가지 않았던 3점슛이 경기 초반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과 ‘플래시썬’ 김선형은 물론 손가락 부상으로 붕대를 감고 나선 오세근도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득점력이 살아난 SK는 1쿼터 26-10으로 크게 앞섰다. SK는 2쿼터에서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2쿼터 한때 23점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특히 SK는 전반 내내 실책이 없을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LG는 SK 공세에 기가 눌린 듯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LG 주축인 아셈 마레이는 2쿼터 중반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반을 42-23으로 크게 앞선 SK는 3쿼터 중반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까지 하나도 나오지 않았던 턴오버를 3쿼터 들어 4개나 저질렀다. 안영준도 마레이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면서 개인파울 4개째를 당했다. 잠잠했던 LG 유기상도 3점슛을 터트렸고 마레이에게 자유투 2개를 내주며 47-33까지 쫓겼다. 하지만 SK는 김선형이 3점슛을 터트리며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고 아이재아 힉스 3점 플레이, 오세근 3점슛이 이어지며 55-33으로 달아났다. 56-34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은 SK는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조상현 LG 감독은 4쿼터 4분이 지나자 주전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4차전을 앞두고 SK는 야투율이 살아난 게 긍정적이다. SK는 이날 야투율 42.0%를 기록했다. 특히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안영준이 13득점으로 살아났고, 김선형도 3점슛 4개 중 2개를 성공시키는 등 양팀 최다인 15득점을 기록하며 감을 되찾았다. 반면 LG는 마레이가 10득점을 올렸을 뿐 나머지 주전들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는 등 부진했다. 여기에 LG는 종전 역대 챔프전 최소 득점인 54점도 넣지 못해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두 팀의 5차전은 13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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