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무기 지원 중단 요구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4개국 정상이 러시아에 휴전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10일(현지시간) 모였다. 4개국 정상이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24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러시아를 향한 경고 수위를 높였다.

4개국 정상들은 전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앞서 미국 측이 제안한 ‘30일 무조건 휴전’을 러시아가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이를 거부할 경우 “제재는 대폭 강화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원조는 정치적으로는 물론 재정적, 군사적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는 3월11일 (휴전을) 받아들였지만, 러시아는 조건을 부르고 시간을 끌며 침략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러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서방 국가들의 주장대로 휴전이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회담을 모색할 것이며 우리는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조건 없는 휴전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미국은 이상적으로는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면서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러시아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반면 러시아 측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휴전 합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날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을 논한다면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매일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무기를 어떻게 해야겠냐”면서 “(무기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하다.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그런 기회를 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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