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 약탈교체로 파이널 자폭”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김문수 대선후보 자격 취소와 관련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는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 같은 희망이었는데 (김 후보는) 당원들의 신뢰를 헌신짝 같이 내팽개쳤다. 시간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라며 “여러 차례 의총을 열고 당원 여론조사로 모인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 명령이었다”고 했다.
중앙선관위의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1일이 지나면 만약 한덕수 예비후보가 무소속 상태로 최종 후보가 될 경우 ‘2번 국민의힘’으로는 출마하지 못하고, 당이 선거 비용도 지원하지 못한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런 이유로 11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김 후보는 15∼16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진행하자고 맞섰다.
권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고, 허위 사실과 근거 없는 음모론을 유포했으며, 지지자를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 행위를 했다”며 “(저는)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무거운 결단을 내렸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김 후보 대신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를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전 당원 투표를 거쳐 11일 전국위 의결을 마칠 예정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 당원 투표는) 경선에서 1등을 한 후보(김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절차이기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를 확정한 게 아니고, 전 당원에게 후보 교체에 대한 의견을 물은 뒤 전국위 의결을 거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하고 자신의 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남부지법에 냈지만, 재판부는 당의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이날 전 당원 투표에서 후보 변경에 찬성하는 응답이 절반을 넘지 못하면, 안건이 부결돼 당 후보는 다시 김 후보가 된다고 한다. 반대로 찬성이 절반을 넘으면 한 후보가 후보 변경이 완료된다.
국민의힘 경선주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며 “직전에 기습 공고해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 중 후보 약탈교체로 파이널(마지막)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이 새×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 늘 조롱거리로만 여겨졌던 ‘국민의짐’이란 말이 그야말로 국민의 짐이 되어 버렸구나”라고 적었다.
안철수 의원은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교체 정치 공작극과 다름 없다”며 “당헌·당규와 정당의 민주 절차를 무시한 불법 무도한 폭거다. 21세기 대명천지에 비상계엄과 대선 후보 교체 쿠데타로 당을 폭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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