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에 잇따라 차질이 발생하고, 곳곳에서 강풍과 침수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후 5시 기준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국내선 74편(출발 35편·도착 39편), 국제선 6편(출발 3편·도착 3편) 등 총 80편이 결항됐다.

일부 항공기는 이륙이 2시간 이상 지연됐고 수학여행객이 몰리면서 공항은 혼잡한 상황이 이어졌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은 국내선 135편, 국제선 4편 등 총 139편에 달했다. 이 중 국내선 1편은 회항했다.
바다에는 풍랑특보가 이어지면서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제주와 완도를 잇는 송림블루오션호, 골드스텔라호, 제주와 진도를 잇는 산타모니카호 등 일부 여객선이 결항됐다. 제주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초속 9~20m의 강풍과 최대 5m 이상의 높은 물결이 예보됐다.
강풍과 호우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 시각까지 총 7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7시8분쯤 제주시 이도1동에서는 공사 자재가 강풍에 날려 주택 출입문을 막아 주민이 한때 고립됐고, 오전 9시25분쯤에는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처했다.
이날 오전 제주시 조천읍에서는 하천이 범람해 고사리를 채취하러 갔던 70대 남성이 고립됐고, 오후 1시35분쯤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도로 침수로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오후 4시 55분쯤 애월읍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시설물이 무너져 긴급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호우특보는 이날 정오를 기해 해제됐지만, 한라산과 해안 일부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져 오후 5시 현재 진달래밭 245.5㎜, 윗세오름 196.0㎜, 성산 160.7㎜, 서귀포 157.3㎜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늦은 오후까지 가끔 비가 내리고 강풍은 10일 오전까지 지속돼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공항·해상 이용객들의 사전 운항 정보 확인과 주민들의 피해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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