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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 조화 미묘한 솜씨로 그려낸 작가”…소설가 윤후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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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9 15:11:04 수정 : 2025-05-09 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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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79세를 일기로 별세한 윤후명(사진) 작가는 1980년대 리얼리즘 소설의 조류에서 벗어나, 1인칭 화자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정적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7년 시인으로 문단에 들어선 그는 2010년대 후반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1946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9년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2학년 때인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인으로 활동하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산역(山役)’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새출발했다. 1980년 동년배 이문열·이외수 등과 소설 동인지 ‘작가’를 창간해 글쓰기에 매달렸다.

 

1983년 발간한 첫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중편 ‘둔황(敦煌)의 사랑’은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진 작품이다. 둔황은 중국 서부 타클라마칸 사막 변방,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이던 지역이다. 한중 국교 단절 상황, 상상의 공간인 둔황을 고인은 서울이라는 생활공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문학평론가 고(故) 김윤식은 고인을 “폐허로서의 환상 또는 환상으로서의 폐허를 지향하는 낭만가이며, 환상과 현실의 조화를 미묘한 솜씨로 그려낸 작가”라고 평가한 바 있다.

 

‘둔황의 사랑’으로 1983년 녹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로 1994년 현대문학상을, ‘하얀 배’로 1995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12권으로 구성된 ‘윤후명 소설전집’(은행나무)을 완간했다. 그 해 11명 작가와 함께 세월호 참사 추모 공동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을 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 부인 허영숙씨, 자녀 하나내린·하나차린·하나그린씨, 사위 조준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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