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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출] 美, 첫 미국인 교황에 환호…고향 시카고 축제 분위기

입력 : 2025-05-09 07:47:00 수정 : 2025-05-09 0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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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리나라에 큰 영광"…바이든·오바마도 축하 메시지
새 교황의 신학생 시절 함께한 시카고 신부 "좋은 사람 뽑았다"
美 주요 언론, 시시각각 뉴스 업데이트…가족·동료 인터뷰도

제267대 교황으로 8일(현지시간)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이 선출되자 미국 정치권과 가톨릭계는 크게 환호했다.

특히 레오 14세 교황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황에게 축하를 보냈다.

2천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한 남자가 성조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P 통신은 "미국이 세속적 영역에서 행사해온 지정학적 영향력 탓에 미국인 교황에 대해서는 오랜 금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페루 시민권자이기도 한데다가 페루에서 선교 활동을 한 뒤 대주교로 활동했기에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0%가 가톨릭 신자이며, 이 비율은 10여년간 유지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가톨릭으로 그 비율이 더 높다는 게 시카고 대교구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선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며 "아주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축하했다.

복음주의 개신교도에서 2019년 천주교로 개종하면서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교도 부통령이 된 JD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첫 미국인 교황의 선출을 축하한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 가톨릭 신자와 다른 기독교인들은 교황이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적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성명을 통해 "나는 교황 성하를 위해 기도하며, 성령께서 그분이 교회를 이끄는 데 지혜와 힘, 은총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며 "미국은 첫 번째 미국 출신 교황과 함께 우리의 오랜 관계를 심화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선출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엑스에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 신이 교황 레오 14세를 축복하길"이라며 "(아내) 질과 나는 축하를 보내며,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미셸과 나는 시카고 출신인 교황 레오 14세 성하께 축하를 보낸다"며 "미국에 역사적인 날이며, 가톨릭교회를 이끌고 많은 이들을 위한 모범을 보이는 성스러운 임무를 시작하는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8일(현지시간) 새로운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모인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카고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카고 대교구 주교좌 성당인 '거룩한 이름 대성당'(Holy Name Cathedral)에서는 낮 미사가 진행 중이었고 교황이 선출되자 축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 현장학습을 나온 인근 가톨릭 학교 학생들은 스타벅스 음료를 움켜쥐고 뛰어오르며 "교황 만세"(Long live the pope)라며 환호했다.

평생 가톨릭교도로, 골프 운동 계획을 취소하고 곧바로 대성당으로 왔다는 프랭키 살리나스(48)씨는 WP에 "내 기쁨을 지켜주는 성령을 받기 위해 여기 왔다"며 "시카고의 정신을 지닌 미국인 교황이 탄생한 것은 바티칸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대교구 총대리를 맡은 래리 설리번 주교는 대성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시카고와 미국에 흥분되는 날"이라며 "시카고 방식은 함께 모여 믿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고리 새코위츠 대성당 주임신부는 교황이 선출된 것을 한 신자의 귀띔으로 알게 됐다면서 "그 순간 밖으로 바라봤는데 시카고에 햇빛이 쏟아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새 교황이 매우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사회 정의와 빈곤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의 성 투리비우스 성당의 윌리엄 레고 신부는 교황 선출 순간을 사무실에서 TV로 지켜봤다고 NYT는 전했다.

미시간주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젊은 신학생 시절 함께 공부했다는 레고 신부는 NYT에 놀란 목소리로 "내 동급생이 교황이 됐다"며 "그들은 좋은 사람을 뽑았다. 그는 항상 가난한 이들을 의식하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된 후 미국 시카고의 한 성당 앞에서 학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교황을 포함해 모든 멋진 것들이 시카고에서 나온다"며 "조만간 고향에 돌아오는 당신을 환영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미국인 출신 교황이 탄생하자 홈페이지에 라이브 페이지를 개설하고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가족과 지인, 동료, 어린 시절 이웃 등을 인터뷰하며 레오 14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경쟁적으로 소개했다.

새 교황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방송에 "그는 항상 신부가 되고 싶어했다.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본다"면서 어릴 적에 "다리미판을 제단 삼아 신부 놀이를 했다"고 했다.

존은 또 새 교황과 콘클라베 직전에 한 통화에서 "나는 '네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는데 그(동생)는 '말도 안 되는 소리'(nonsense)라며 '그들은 미국인 교황을 선택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큰 형인 루이스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던 순간에 몸이 좋지 않아 누워있었다면서 동생이 교황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데 "반은 예상했고, 반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NBC 방송은 새 교황이 소속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조지프 패럴 주교 총대리와 인터뷰를 했다.

패럴 총대리는 새 교황이 자신의 친구라면서 "그는 문자 메시지 응답이 가장 빠른 사람"이라며 전화도 즉시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테니스광인 새 교황이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테니스를 친다면서 "(새 교황은) 좋은 사람, 최고다"라고 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한때 수학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의 가톨릭 사립대인 빌라노바대 총장인 피터 도노휴 신부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축하하고 있다. 캠퍼스에서 몇시간 째 축하 종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시카고 출신인 까닭에 시카고를 연고로 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팀인 화이트삭스와 컵스 가운데 어느 팀 팬인지도 화제가 됐다.

새코위츠 신부는 이날 회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컵스 팬이라고 이미 들었다"고 전했지만, 둘째 형 존은 시카고 기반 WGN 방송에 "그는 컵스 팬이었던 적이 없다. 어머니가 컵스 팬이었지 그는 항상 화이트삭스 팬이었다"고 확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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