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尹 앞에서 무릎 꿇고 계엄 반대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8일 당시 육군 2신속대응사단(이하 2사단)의 투입을 검토했지만 실제 투입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김용현 전 장관이 국회에 병력이 부족하다면서 국회에 집중하라고 했다"며 "가용병력을 찾다가 2사단 병력 얘기가 나와 검토했다"면서 다만 2사단은 투입 검토만 했고 투입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 군검찰은 여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자신의 휴대전화에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메모를 작성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ㅈㅌㅅㅂ'은 지작사령관·특전사령관·수방사령관·방첩사령관의 초성으로, 이 같은 메모를 작성한 사실은 여 전 사령관도 인정했다.
군검찰은 이 메모를 근거로 4명의 사령관이 계엄 한 달 전부터 비상계엄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계엄에 가담할 각오가 돼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여 전 사령관을 추궁했다.
실제로 이 메모에 등장한 4명의 사령관 중 강호필 지작사령관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계엄에 병력을 출동시켰다.
여 전 사령관은 이에 대해 "비상계엄은 절대 할 수 없고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옷 벗을 각오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재판에서 과거 자신이 무릎을 꿇고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반대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당시 약주를 좀 과하게 마신 상태에서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었다"며 "군 통수권자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감정이 업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군검찰 측 질문에 "세부적인 기억은 없다. 약주 과하게 먹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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