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잇단 회동
홍준표와는 이틀 연속 전화통화
8일부터 공식 일정도 재개 방침
전직 의원 210명 ‘金 공식 지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측은 무소속 한덕수 예비 후보와 회동을 앞두고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가 당 경선 주자였던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잇따라 만나는 한편, 전직 의원 200여명은 김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다.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 공세에 김문수 캠프는 세 과시로 맞서는 형국이다. 중단했던 대선 후보로서의 공식 일정 또한 8일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7일 저녁 김 후보와 한 후보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우선 오늘 발생한 상황을 숙고해야 할 것 같다”며 “정상적인 일정도 다시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영남권 유세 도중 공식 일정을 잠정 중단한 김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후보와의 회동 또한 내일 중으로 재추진할 방침이다.

김 후보는 이날 한 후보와의 회동에 앞서 서울 모처에서 나 의원과 안 의원을 각각 만나 단일화 관련 의견을 나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우 전날 40여분간 통화한 데 이어 이날도 전화로 김 후보와 현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와 1시간여 대화를 나눈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께 대승적으로 양보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김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 타임 테이블을 제시할 것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제안했다.
김 후보가 경선 주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한 것은 당 후보인 자신이 단일화 과정을 전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대한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홍 전 시장과 나·안 의원은 전날부터 ‘후보 교체론’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차라리 처음부터 가위바위보로 우리 당 후보를 정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며 “이미 한 후보가 점지된 후보였다면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은 무엇이었냐. 들러리였냐”라고 꼬집었다.

홍 전 시장은 전날 채널A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 4강에 든 후보들은 최소한 2억원씩 냈다. 이를 변상한 뒤 후보를 교체하든 말든 해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의해 선출된 후보는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교체할 수 있는 절차·규정이 우리 당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뽑은 대선 후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축출하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전직 국회의원 210명은 서울 여의도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김 후보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리적이거나 비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김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기 위한 어떠한 술수나 행동도 삼가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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