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쟁·성과 시달려”… 국민 절반이 ‘울분 상태’

입력 : 2025-05-07 19:30:00 수정 : 2025-05-07 18:21:3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성인 1500명 정신건강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2.6점에 불과
13%는 ‘높은 수준 심각한 울분’
10명 중 7명이 “세상은 불공정”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은 설문조사 업체인 케이스탯리서치를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 대상으로 수행한 정신건강 증진 관련 조사결과를 7일 공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문 결과 우리 사회 구성원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 48.1%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은 40.5%, ‘좋다’는 11.4%였다. 5점 척도로 따지면 평균 점수는 2.59점으로 ‘보통’ 수준인 3점에 미치지 못했다. ‘좋지 않다’고 답한 이들은 그 원인으로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37.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타인·집단의 시선과 판단이 기준이 되는 사회 분위기’(22.3%)였다.

연구진이 외상후울분장애 자가측정 도구 내 주요 감정과 정서 상태 관련 19개 문항(5점 척도)으로 측정한 결과 응답자 중 12.8%가 ‘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을 겪고 있었다. 이들을 포함한 54.9%가 울분의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1.6점 이상)였다.

심한 울분 비율은 30대에서는 17.4%였지만 60세 이상에서는 9.5%였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집단에선 21.1%,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집단에서는 5.4%였다. 자신의 계층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의 심한 울분 비율은 16.5%로 가장 높았지만 ‘상층’ 집단에서도 15.0%가 나왔다. ‘중간층’에서 9.2%로 비교적 낮았다.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69.5%였다. 그러나 개인 차원의 공정성을 물었을 땐 공정하다고 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58.0%가 ‘나는 대체로 공정하게 대우받는다’고 답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울분 수준은 공정에 대한 신념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공정성 신념이 높아질수록 울분 점수는 낮아졌는데, 일반적 공정 인식 점수가 평균보다 낮은 집단은 평균점 이상 집단보다 울분 정도가 높았다.

한국의 정치사회 사안별로 울분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입법·사법·행정부의 비리나 잘못 은폐’로 울분을 느꼈다는 비율이 85.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85.2%), ‘안전관리 부실로 초래된 의료·환경·사회 참사’(85.1%) 등이었다. 응답자의 47.1%는 지난 1년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