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국금융연구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은 7일 발표한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2.0%보다 1.2%포인트 내린 수치다.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민간 소비 회복이 둔화하고 누적된 수주 부진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크게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도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0.9%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전기 대비 0.1% 감소하는 등 부진이 심화했다.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가 늦어지면서 소비 심리는 장기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경영 여건 악화와 함께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등 가계의 소득 여건 또한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작년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2∼2023년 수주 부진 영향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금리 인하, 공사비 인상률 둔화로 건설 수주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그 수준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총수출과 총수입은 모두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경제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세계적 수요 위축으로 총수출 증가율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총수입은 글로벌 교역 위축이 중간재·자본재 수입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내구성 소비재 수입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낮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2.0%, 하반기 1.9%로 연간 기준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 부진 지속, 수출 감소로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정학적 위험,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 확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은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80억달러로 예상했다. 전 세계 원유 수요 둔화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수출입 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수출입 모두 금액 기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가 맞물리며 성장세가 크게 약화한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보다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중장기적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와 장기화된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KDI는 지난 2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낮췄으며, IMF도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기존보다 1.0%포인트 낮은 1.0%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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