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요격 잇단 실패 방어망 뚫려
이스라엘, 배후 이란에도 경고장
중동 긴장 다시 고조… 확전 우려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의 국제공항이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타격을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가 후티는 물론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에 대한 보복을 선언해 중동 내 긴장 수위가 다시 한층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3번 터미널 인근 주차장 근처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8명이 부상을 당했고, 일부 국제선 항공사들이 이스라엘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공항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미사일이 공항 내부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으로 여러 차례 요격을 시도했으나 막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선언했다. 후티는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로 ‘벤구리온 공항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는 명분 아래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에 미사일 등을 반복적으로 발사해 왔다. 그러나 후티가 주요 목표물을 공격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 지상작전 확대에 관한 이스라엘 내각 투표를 몇 시간 앞둔 시간에 이뤄져 이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곧바로 보복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후티를 향해 “이전에도 행동한 적이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행동하겠다”며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후티의 추가 공격이 있을 시 무기와 자금을 제공한 데 대해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3월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옳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티뿐 아니라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에 대한 보복도 천명한 것이다.

이란은 그동안 후티 반군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후티에 자금과 무기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계기로 후티의 배후를 이란이라고 재확인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양국 간 갈등도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5일 이스라엘 안보내각에서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군사작전 확대 방안이 통과돼 중동 긴장은 한층 더 격화하고 있다. 이집트와 카타르가 중재 중인 휴전협상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양보 없이 상대방의 입장 철회만 요구하는 상황이라 현재로선 외교적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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