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충격과 겹쳤지만 선방, 공매도 과열 종목도 감소
외국인, 코스피 9조 매도...코로나19 후 5년만에 최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외국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재개 초기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늘고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이 쏟아졌지만, 다행히 증시 하방 압력은 당초 우려만큼 강하지 않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월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여간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20조3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8485억원 수준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2023년 11월6일 직전 한 달간(10월4일∼11월3일) 일평균 7884억원 대비 약 8%가량 증가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1조7289억원이었던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2일엔 6272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4월 초만 해도 1조원대를 넘나들다가 월말 들어서는 6000억~7000억원대로 떨어지면 안정세됐다.
5년 만에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변동성 확대였다. 실제로 재개 당일 공매도 비중이 코스피 15.7%, 코스닥 8.5%까지 증가했지만, 단기 공매도 오버슈팅은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는 공매도 재개와 미국발 관세 정책 충격 속에서도 선방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공매도 재개 직전일(3월 28일) 2557.98에서 지난 2일 2559.79로 소폭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693.76에서 721.86으로 4%가량 올랐다.
공매도 재개 이후 24거래일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360개에 달하지만, 이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첫날인 3월31일에만 43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한 달 뒤인 4월30일엔 17개에 그쳤다.
이번 달부터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이 완화돼 지정 종목 수는 더 줄어들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종목은 지난달 29일 기준 에코프로비엠(3.75%), 에코프로(3.61%), 젬백스(3.25%), 엔켐(3.19%), 하나마이크론(3.16%), 포스코퓨처엠(2.98%), SKC(2.77%) 등으로 이차전지·반도체주에 집중돼 있다.
공매도가 재개되며 기대했던 외국인 수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한 달여간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85.12%로 기관(13.66%)과 개인(1.22%)을 압도했다.
시장은 공매도 재개와 함께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턴할 것으로기대했으나,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주식을 9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코로나19 사태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5년여만에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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