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발니 취재했다 재판행, 우크라전 취재 중 사망… 러시아 언론 자유도 180개국 중 171위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5-03 22:36:39 수정 : 2025-05-03 22:36:3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러시아는 결코 달라진 적이 없다.”

 

러시아 기자가 꼬집은 러시아의 언론 현실이다. 권력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투옥시키거나, 심지어는 살해하는 형태로 언론에 대한 억압은 극단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5월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공개된 언론 자유도 지수에서 거의 꼴찌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러시아 언론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비정부 국제기구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언론 자유도 지수에서 러시아는 대상 180개 국가 중 171위를 기록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거의 모든 독립 언론 매체가 금지, 차단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조직’으로 규정됐다”는 이유였다. 중국, 북한이 각각 178위, 179위였고, 꼴찌는 동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에리트레아였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전 세계 국가의 언론 자유도 지수를 공개했다. 러시아의 언론 자유도 순위는 171위를 기록했으며 162위였던 2024년 대비 9위 하락했다. 사진=RSF홈페이지캡처

러시아의 언론 탄압은 개별 기자를 상대로 공공연하게 표출된다. 지난달 15일 모스크바 나가틴스키 법원은 안토니나 크랍초바, 콘스탄틴 가보프, 세르게이 카렐린, 아르템 크리게르 4명에게 각각 징역 5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꼽힌 알렉세이 나발니를 취재했던 기자들로 극단주의 조직에 가담한 혐의가 적용돼 기소됐다. 나발니는 지난해 2월 북극지역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를 극단주의자로 분류했고 그가 설립한 조직도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했다.

 

크랍초바는 러시아의 독립매체 소타비전에서 활동한 사진 기자로 2년간 나발니의 재판을 취재했다. 나발니 사망 이틀 전 화상 연결을 통해 법원에 출석한 나발니의 마지막 모습을 촬영했다. 가보프, 카렐린은 각각 로이터, AP통신 등 국제적인 언론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나발니의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준비한 혐의를 받았다. 크리게르는 소타비전에서 정치 재판과 시위를 취재했다.

기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가보프는 독립 신문 노바야 가제타를 통해 발표한 성명문에서 “(러시아에서) 독립적 언론은 극단주의와 동일시된다”고 비판했다. 나발니 측근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포퓰러 폴리틱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는 카렐린은 “포퓰러 폴리틱스는 극단주의 채널이라는 이유로 불법화되지도 않았고, 나는 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러시아의 불법 구금 행태를 취재하던 우크라이나 언론인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워싱턴포스트, 우크라이나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프랑스 비영리 탐사보도매체 포비든스토리즈 등으로 구성된 합동취재팀은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소속 언론인 빅토리아 로슈치나(27)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송환한 전사자 시신 757구 중 하나였던 로슈치나의 시신은 갈비뼈와 턱 아래 목뿔뼈(설골)가 부러져 있었고, 뇌와 안구 등 주요 장기는 적출된 상태였다. 

 

로슈치나는 2023년 8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어떤 불법 고문 행위를 저지르는지 취재하던 중 러시아 점령지에서 실종됐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페트로 야첸코 우크라이나 전쟁포로국 대변인은 당시 “우리는 내부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행히도 로슈치나의 죽음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며 “로슈치나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불분명하며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로슈치나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