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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 만들고 텃밭 가꾸니 힐링이 절로…‘치유농업’ 뜬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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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2 06:00:00 수정 : 2025-05-01 21: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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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新성장 동력으로 각광

농업 자원 활용해 심신 안정·회복 도모
단순 재배 체험 넘어 프로그램 다양화

우울감 감소·삶의 질 향상 등 성과 확인
농가 소득 증대·사회적 문제 해결 기대

농진청·지자체, 지역별 치유농장 육성
대상·범위 늘려 맞춤형 모델 개발 나서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위치한 ‘우리들의정원’. 이곳은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면서 돌봄과 성취, 만족감 등 긍정적 정서를 얻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다. 이른바 ‘치유농장’이다. 우리들의정원은 건강힐링연계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힐링 족욕’으로 시작해 ‘비바리움 만들기’, 식물 가꾸기 등 동·식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받는 시간을 갖게 된다. 2017년부터 ‘우리들의정원’을 운영 중인 정종한·이경의 부부는 “가족 단위는 물론, 치매 어르신, 장애아동, 복지활동가,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이 치유농장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아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약 6000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16명가량이 ‘치유’를 위해 농장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치유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우울감을 느끼는 고위험군 아동이 늘고, 청소년의 삶의 질 만족도는 갈수록 저하되는 등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치유농장은 사람들에게 ‘힐링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농촌을 살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치유농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수록 농가 소득이 올라가고, 관계 인구가 늘어나면서 농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국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높이기 위한 ‘치유농업’이 농촌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유농업의 주무기관인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을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농촌을 재생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에 나섰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과 신체 기능 회복을 돕는 활동이다. 단순한 농업 체험을 넘어 농작물 재배, 텃밭 가꾸기, 치유 식음료 만들기, 자연 속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증진 효과를 유도한다. 전문가들은 치유농업이 농촌 소득 증대는 물론 고령화와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농진청 등에 따르면 치유농업은 2020년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제1차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교육부·복지부 사회서비스와 연계한 아동의 건전한 성장과 청소년 학업 스트레스 감소를 지원하는 ‘텃밭 정원 프로그램 모델 농장’ 등 10곳을 육성한다.

또 초등학교 학생들 대상 통합 돌봄정책인 ‘늘봄학교’ 맞춤형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157개교 315학급에 적용하고, 맞춤형 전문강사 300여명에 치유농업사를 포함해 양성할 계획이다. 늘봄학교 프로그램 연계는 내년 500학급, 2027년 1000학급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자를 올해 42만명 수준에서 2027년 80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농장 활동 프로그램은 인슐린 분비기능 증가와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교도소 텃밭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감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치매 환자 보호자, 지역 아동센터, 지적장애인 단체와 연계한 프로그램에서도 우울감 감소, 삶의 질 향상 등 의미 있는 성과가 확인됐다.

지방자치단체와 농촌진흥청은 지역별 치유농장을 육성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치유농장은 ‘치유농업온’ 홈페이지(www.agrohealing.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농장에서는 꽃차 만들기, 허브 족욕 체험, 텃밭 가꾸기, 비바리움 제작 등 다양한 치유 활동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

농진청은 향후 치유농업의 대상과 범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노인·장애인 중심에서 아동, 청소년, 성인, 소방관 등 다양한 계층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학교폭력 예방, 만성질환 개선, 직업 재활 프로그램 등과 연계한 맞춤형 모델을 개발할 방침이다.

최소영 농진청 농촌자원과장은 “치유농업은 농촌의 가치와 국민건강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다양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치유농업이 일상 속 건강증진 활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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