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청년층 정착 기반 강화에 나섰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이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닌 실제 청년층이 머무를 수 있는 주거 공간과 창업 기반, 문화생활 여건을 구축하는 ‘청년 정주 생태계 조성’에 맞춰 지역 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고창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 276억원을 투입해 주거, 일자리, 문화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확충하고, 청년 창업과 귀농 유도를 통해 인구 유입과 지역 활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군은 청년층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신혼부부 및 청년 창업농 보금자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치된 고창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재개발해 200호 규모의 청년 전용 임대주택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 시범사업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고창신활력산단에는 청년 근로자 전용주택을 별도로 공급한다. 이 주택은 산단 입주기업 근로자와 청년 창업인을 대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할 계획인데, 직주근접 환경을 통해 기업 유치와 청년 인구 유입의 승수효과가 기대된다.
농업 분야에서는 ‘청년 창업농 스마트팜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성송면 일대 5만㎡ 부지에 스마트형, 연동형, 단동형 온실과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청년 농업인 12팀에게 나눠 임대해 창업 기반을 제공한다. 군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재배 기술 교육과 유통 지원도 함께 이뤄져 귀농 초기 청년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

문화 접근성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서남부권 어울림 문화공간 조성’은 지역 청년과 청소년이 공연, 전시, 창작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다. 전시·공연·창작이 어우러지는 이 플랫폼은 지역 청년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내 자생적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창 꽃정원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하다. 폐농자재가 방치됐던 공간을 매입해 사계절 꽃이 피는 정원으로 탈바꿈시켜 주민 생활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이 정원을 청년 창업과 연계해 체험형 카페, 농특산물 판매, 치유 프로그램 등이 가능한 6차 산업 복합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고창군은 이 같은 기금 활용이 단기적인 유인책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장기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지방소멸은 결국 사람이 떠나는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의 자원과 문화, 사람을 결합한 자립 기반 구축이 필수”라며 “지역 청년이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고, 농업·관광 등 고창만의 강점을 청년 창업과 연결시켜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고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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