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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도 30년 더 산다…이젠 소비보다 ‘이것’이 먼저”

입력 : 2025-04-28 05:00:00 수정 : 2025-04-28 05: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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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늘면서 은퇴 후 대비 저축 증가…소비 감소 구조 고착화

전문가들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인구 변화의 결과”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가 한국인의 소비 성향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저축이 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위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인구요인이 소비성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한국의 민간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3.0%에 그쳤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4.1%와 비교하면 민간소비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음을 알 수 있다.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52.1%에서 2023년 48.5%로 3.6%포인트 감소했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도 같은 기간 76.3%에서 68.2%로 8.1%포인트 하락했다. KDI는 이러한 흐름의 핵심 원인으로 ‘기대수명 증가’를 꼽았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04년 77.8세에서 2023년 84.3세로 6.5세 늘어났다. 기대수명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소비성향은 평균 0.48%포인트씩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지난 20년간 소비성향 하락폭의 86.1%에 해당하는 3.1%포인트가 기대수명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50대(-1.9%포인트)와 60대(-2.0%포인트)의 소비성향 하락이 두드러졌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퇴직 후 삶이 길어질수록, 현재의 소득을 최대한 저축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소비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이 2034년에는 46.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일시적으로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소비 회복보다는 경제성장 둔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결과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대수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은퇴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퇴직 후 재고용을 활성화하는 등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장기적으로 소비 회복과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 역시 “기대수명이 늘면서 은퇴 후를 대비한 저축이 증가하고, 소비는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인구 구조 변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인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대수명 1년 증가 시 소비성향이 0.48%포인트 낮아졌다는 수치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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