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54만명. 이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1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승리를 확정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순간 중계방송을 지켜본 시청자 숫자다. 드라마틱한 명승부만큼이나 올해 마스터스 시청률도 크게 상승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스를 중계한 미국 CBS는 15일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중계방송 평균 시청자 수는 127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30·미국)가 두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대회 최종라운드 시청자보다 33%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7시 15분 순간 시청자는 1954만명으로 나타났다. 매킬로이가 연장전에서 기가 막힌 두 번째 샷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그린에 엎드려 흐느끼던 순간이다.
지난해 최종라운드는 다소 싱겁게 진행됐다. 셰플러가 단독 선두로 경기를 시작해 중반부터 추격하던 선수들을 4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반면 올해 마스터스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최종라운드를 두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더블보기를 두차례 범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또 마지막 홀에서도 승부를 끝낼 수 있는 결정적인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가는 등 명승부가 여러차례 나왔다. 더구나 11년 동안 도전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여부가 달렸기에 골프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CBS는 올해 마스터스 최종일 시청률은 2018년 이후 가장 높았고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은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상금 420만달러(약 60억원)를 보탠 매킬로이의 통산 상금은 1억424만달러(약 1485억원)로 늘었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와 격차는 1675만달러(약 239억원)로 줄었다. 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1억달러가 넘는 선수는 우즈와 매킬로이 둘뿐이다. 하지만 우즈는 부상 여파로 대회를 거의 출전하지 않고 있다. 우즈는 올해 PGA 투어에서 한 푼도 상금을 벌지 못했고 작년에도 고작 4만4400달러를 추가했다. 반면 LIV 골프 출범 이후 PGA 투어가 상금을 계속 올린 덕분에 매킬로이의 상금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그는 올해에만 6개 대회에서 벌써 1325만달러(약 189억원)를 벌었다. 따라서 올해 안에 매킬로이가 우즈를 제치고 역대 통산상금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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