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식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휘말렸다. 손가락에 적힌 6글자의 메모가 화근이었다.
안 의원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가재건을 위한 4대 공약을 발표하며 “국정을 바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의 발언이 아닌 ‘손가락 끝’으로 쏠렸다.
기자회견 도중 안 의원의 손가락에는 정체불명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마지막 글자가 한자 ‘大(클 대)’인 것을 두고, 누군가의 이름과 ‘원광대’를 함께 적은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이 장면은 곧바로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왕자(王)’ 논란을 떠올리게 했다.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토론회에 손바닥에 ‘王’자를 적고 등장해 ‘미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현실 정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당시 윤 후보 측은 “지인이 장난삼아 적어준 것”이라 해명했다.

안 의원 측은 곧바로 논란 진화에 나섰다. 안 의원 캠프 관계자는 “손에 적힌 글씨는 ‘이효진 대변인’ 이름”이라며 “현장에서 소개 순서를 잊지 않기 위해 잠시 적어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선 국면 초입부터 주요 정치인의 손 글씨가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온라인 여론은 뜨거웠다.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의 몸에 적힌 글씨가 이슈가 되는 시대”라며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과거 단일화에 대해 “깊은 반성과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은 명백한 위헌이었고, 헌법재판소의 전원 위헌 판결이 이를 증명했다”며 “지금은 과거를 되새길 여유가 없다. 경제와 민생을 복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정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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