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짱구 스타일로 그려줘”, “지브리 풍으로 바꿔줘”
요즘 챗GPT를 써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마법 같은 문장을 쳐봤을 것이다. 내 얼굴을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처럼 바꿔주는 기능.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SNS 도배 현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2일 기자는 직접 이 기능을 써봤다. 처음엔 일반적인 증명사진 스타일의 셀카 한 장을 챗GPT에 업로드하고, 이렇게 명령했다.
“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노트북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진 속 기자는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타이핑하고 있었고, 배경은 따뜻한 조명이 드는 지브리풍 카페처럼 재구성되어 있었다. 얼굴뿐 아니라 옷의 주름, 조명 각도, 손 위치까지 그럴듯하게 묘사됐다.
단순히 ‘얼굴을 애니 스타일로 바꾸는’ 것을 넘어, 챗GPT는 명령어 속 ‘노트북을 하고 있는 상황’까지 반영해 그림 전체를 재구성한 것이다. 다시 말해, 사진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연출'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결과물이 SNS에 올라가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료 기자들, 친구들이 “내 것도 해줘!”라며 몰려들었다. 처음엔 한두 명이던 요청은 하루 만에 열 명이 넘었다.
지브리 스타일, 짱구 풍, 디즈니 공주 버전, 심슨가족 느낌까지 각자 원하는 스타일도 제각각이었다. 누군가는 커플 사진을 애니메이션으로 바꿔 커플 프사로 쓰겠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이거 우리 결혼식 청첩장에 쓰면 안 되냐”고 물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자녀 사진을 애니풍으로 바꿔 액자로 걸어두겠다는 이들도 있었고, 어떤 지인은 아이 생일 초대장을 이 버전으로 제작해 인쇄까지 맡겼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스타일’의 인식 수준이다. 단지 피사체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사진 전체의 맥락을 읽고 스타일화한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이제 AI는 단순히 따라 그리는 단계를 넘어 ‘추론’까지 하기 시작했다”며 “사용자가 ‘지브리 풍으로 그려줘’라고 하면, AI가 그 스타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해석하고 배경과 감정선까지 구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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