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영상·간행물 이용 및 음주·흡연도 감소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패치를 사용한 중·고등학생 비율이 2년 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당시 조사에서 문항에 오류가 드러나 이를 바로잡은 결과다.
여성가족부는 ‘2024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2년 주기로 시행된다. 지난해에는 전국 17개 시·도의 4~6학년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 청소년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했다.

중‧고등학생의 최근 1년간 환각성 물질 및 약물 복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펜타닐, 옥시코돈 등) 사용 경험은 0.3%,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펜타민-나비약, 푸링정) 복용 경험도 0.3%로 나타났다. 두 종류 모두 고2가 가장 경험 비율이 높았고, 고2의 마약성 진통제 경험 비율은 0.7%, 마약류 식욕억제제 경험 비율은 0.5%였다.
2022년 처음 조사에서 환각성 식욕억제제 ‘나비약’(디에타민정)과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패치의 사용률은 각각 0.9%, 10.4%로 나타났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류 진통제다. 모르핀보다 80배 이상의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녀 미국 등에선 좀비마약이라고 불린다. 청소년 10명 중 1명꼴로 마약류를 접했다는 뜻이어서 2023년 결과 발표와 동시에 파장이 컸다.
당시 여가부는 발표 이후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며 다음 실태조사에서 필요 사항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진통제’라는 표현이 전면에 배치돼 응답 청소년들이 일반 진통제 이용 경험을 포함해 답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펜타닐, 옥시코돈 등)’로 표현을 명확히 해 응답률도 10%포인트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간행물 이용률, 음주 및 흡연 경험률도 떨어졌다. 영상물 이용률은 26.5%로 2022년(47.5%)과 비교해 21.0%포인트나 감소했고, 성인용 간행물 이용률도 11.2%로 지난 조사(24.1%) 대비 급감했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관계 부처에서 성인물 접촉 관련 정책을 강화했는데, 이런 정책적 대응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연구진의 해석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1개월간 음주를 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2.1%로 2022년(13.7%)보다 2.6%포인트 감소했다. 흡연 경험률도 1.8%포인트 줄어든 2.4%로 나타났다. 술과 담배를 직접 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주로 ‘편의점, 가게, 슈퍼마켓’에서 구입(술 72.7%, 담배 80.2%)했다. ‘편의점, 가게, 슈퍼마켓’에서 나이 및 본인확인 등 성인인증을 하지 않은 비율은 술 40.4%, 담배 32.1%였다. 이 역시 2022년(술 47.9%, 담배 34.2%) 대비 감소한 수치다.
김 박사는 시대와 세대가 다 같이 변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규제도 강화됐고, 호기심에 술과 담배에 손을 대는 청소년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음주와 흡연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이전 세대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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