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폭 日·유로 지역보다 2배 이상 커
2010년 이후 美 영향력 늘고 中은 줄어
“무역분쟁 심화에 수출 다변화 등 필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유독 한국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영향력은 줄고 미국의 영향력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은이 발간한 이슈노트 ‘글로벌 전망모형(BOK-GPM) 재구축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갭’이 1%포인트 움직일 때 한국 경제는 향후 1년간 평균 GDP갭이 같은 방향으로 0.1%포인트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GDP갭이란 실질GDP에서 잠재GDP를 뺀 값을 말한다. 양의 값을 보이면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GDP를 넘어선 경기 과열 상황이고, 반대로 음의 값이면 경기 침체로 해석된다.
분석 대상은 미국·중국·일본, 유로지역(프랑스·독일 등 19개국), 신흥아시아(인도·필리핀 등 6개국) 등 총 28개국이다.
미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폭은 분석 대상국 가운데 가장 컸다. 신흥아시아·유로지역·일본은 미국 GDP갭 1% 변화에 0.04%포인트 내외의 영향을 받았고, 중국은 0.02%포인트 영향에 그쳤다.
중국의 GDP갭이 1% 상승했을 때 한국 GDP갭은 마찬가지로 향후 1년간 평균 0.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흥아시아와 일본은 0.04%포인트 내외, 유로지역과 미국은 0.02%포인트 이하의 영향을 각각 받았다.
2010년 후반 들어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에 따라 한국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소폭 줄고 미국의 영향력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글로벌 교역분절화 움직임과 미·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든 반면 대미 수출은 더 크게 늘어난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이 같은 결과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또는 양국 정책변화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우리나라가 더 크게 노출돼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향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가능성 등에 대비한 수출시장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미 달러화 향방과 금융여건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