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比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국제형사재판소, 영장 집행 나서
단속 이유로 수천명 처형 혐의

마약사범을 대거 즉결처형하는 등 초법적인 방법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펼쳤던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전 필리핀 대통령이 체포됐다.

필리핀 정부는 11일(현지시간)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2016∼2022년 재임)에 대해 발부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홍콩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으로 불린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에 나서면서 영장 없이 체포와 처형을 강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두테르테 취임 이후 20만건 이상의 마약 단속 작전 가운데 최소 6200여명이 사망했다. 반면 ICC는 사망자를 1만2000~3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피해자 대부분이 소규모 마약 거래나 절도, 경범죄 등의 혐의에도 처형됐다고 보고 있다.

권이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