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김모(35)씨는 매일 아침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즐겨 마신다. 김씨는 “이미 지난해에도 한 차례 가격이 올랐는데, 또 인상된다고 하니 부담이 된다”며 “이제는 대체 브랜드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 서울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42)씨는 네스프레소 캡슐을 사용해 커피를 제공한다. 박씨는 “원두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이미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캡슐 커피 가격까지 오르면 소비자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용 고객들의 반응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원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커피 업계의 가격 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캡슐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도 다음달 1일부터 캡슐 커피 가격을 인상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3종과 이스피라치오네 이탈리아나 7종의 가격은 기존 699원에서 720원으로 조정한다. 디카페나토 3종과 엑스트라 1종, 월드 익스플로레이션 9종의 가격은 699원에서 750원으로 인상된다.
바리스타 크리에이션 아이스 2종은 749원에서 790원(5.5% 인상)으로, 바리스타 크리에이션 플레이버 4종과 마스터 오리진 5종은 779원에서 860원으로 10.4% 올릴 예정이다.
네스프레소 측은 “최근 커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커피 생산 비용이 증가했다”며 “수년간 유지해온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커피의 가격을 부득이하게 소폭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다수의 커피 전문점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할리스 △폴 바셋을 비롯해 저가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도 가격을 올렸다. 더벤티 역시 내달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식용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은 1t당 7049달러(한화 약 1029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4% 상승했다. 가공용 로부스타 원두는 같은 기간 95.9% 인상된 4875달러(약 712만원)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두 가격 상승은 지난 3~4년간 지속된 흐름이지만, 지난해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원두 생산국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원두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커피 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 애호가들에게 가격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글로벌 원두 시장의 변동성과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커피 가격의 안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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