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내 ‘전후 80년 총리 담화’ 반대 확산

보수파 “70주년 때 아베 담화로 충분”
역대 총리들, 침략 반성·사죄에 방점
10년 주기로 내놔… 이시바 선택 주목

올해 1945년 종전 후 80주년을 맞으면서 10년 주기로 발표되어 온 총리 담화에 반대하는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 내 보수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산케이에 따르면 전후 50주년을 맞은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통절한 반성”의 뜻을 담은 담화를 발표한 이후 60주년(2005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 70주년(2015년)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담화를 내놓았다. 전쟁,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 사죄에 방점을 둔 앞선 두 번의 담화와 달리 아베 전 총리는 반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다음 세대에 사죄를 계속해야 하는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담화를 발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자민당 내 보수파는 70주년 담화에 근거해 다시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역사 인식을 다시 외교 카드로 삼지 말라는 아베 전 총리의 생각을 헛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자민당 ‘일본 명예와 신뢰를 확립하기 위한 특명위원회’ 등이 70주년 담화가 역사 인식 문제를 정치 문제화하지 않도록 마침표를 찍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산케이가 전했다.

자민당 보수파는 이시바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해 왔고 역사 인식이 비교적 온건하다고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담화 발표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외무상은 10년 간격으로 담화를 발표해 온 점을 들어 80주년 담화 발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