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맥주를 ‘버터맥주’로 광고한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37)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이민지 판사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버추어컴퍼니에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씨에게 버터맥주 거짓 광고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봤다. 제조사 부루구루 대표는 법정에서 “박씨가 영화 해리포터의 버터맥주를 재현하고 싶다며 버터를 넣어달라고 했지만, 맥주에 버터를 넣는 것은 불가능하며 버터를 넣지 않으면서 버터맥주라는 제품명을 사용할 수 없다고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버터맥주는 실제로 버터가 들어간다”며 “피고인들이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이를 광고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명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박씨의 유명세나 인지도를 고려해 제품에 실제로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2022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편의점 등에서 ‘뵈르’(BEURRE·버터) 맥주를 판매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홍보 포스터에 ‘BUTTER BEER’(버터맥주), ‘버터베이스’ 등 문구를 써넣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20만 캔이 완판되며 2030세대 사이에서 ‘품절템’으로 꼽혔다.
하지만 제품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줄서서 샀는데 버터가 안 들어간 거였구나”, “버터맥주라 써놓고 버터가 없다니 사기 아니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2023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사를 형사고발했고, 제조사도 맥주 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받았다. 다만 제조사 부루구루는 “의뢰를 받아 만든 맥주라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광고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훼손되고 공정한 질서가 저해됐다”며 “기소 이후인 2024년 1월에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후 생산된 모든 제품에 버터를 첨가했다’는 허위 입장문을 발표해 범행 이후 태도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벌금형 이외에 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위반 사항이 시정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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